'흉기난동 오인'에 "중학생 아들, 피범벅에 수갑까지...아무도 사과 안 해"

생활입력 :2023/08/07 10:13    수정: 2023/08/07 10:15

온라인이슈팀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받은 중학생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전신 찰과상을 입었다. 학생의 아버지는 "경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애국자가 꿈인 아들의 앞으로가 걱정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10시께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은색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흉기난동범으로 오해받아 경찰 진압 과정에서 전신 찰과상을 입은 중학생 A군(16).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형사들은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중학생 A군(16)을 발견하고 다가가 불심검문을 시도했다. 낯선 어른들이 다가와 붙잡으려 하자 놀란 A군은 곧장 뒤돌아 뛰어 달아났다. A군의 이 같은 모습에 형사들은 쫓아갔고 A군은 얼마 가지 못해 넘어졌다.

경찰은 A군을 제압해 흉기 소지 여부를 확인했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인근 파출소로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A군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A군의 아버지 B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피해 사실을 알리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는 "아들이 집 근처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강압적으로 제압했다. 경찰 팀장이라는 사람은 사과 한마디 없이 핑계만 댔다"는 취지의 주장을 길게 남겼다.

B씨는 이후 추가 글을 올려 "저희 아이는 현충원에 묻히는 게 꿈이고 육사를 가는 게 목표"라며 "애국자가 꿈인 아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구대에서 아이 휴대전화 조사할 때 나온 노래도 독립군가다. 주말에는 혼자 자전거 타고 반포 현충원에 다녀오고 생일 선물은 대전 현충원에 가는 왕복 기차표다. 학원 방학에는 천안 독립기념관에 다녀온다고 해서 제가 기차표를 예매해 줬다. 방에는 독립유공자 사진의 달력이 붙어있는 조금 특별한 아이"라며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위해 의정부 경찰서 강력팀 사복형사들에게 끝까지 사과와 책임을 묻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아이가 금오지구대 정복 경찰분들은 정말 따뜻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 줬다고, 지구대에서 고생하시는 경찰분들께는 이 일로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형사들이 달아나는 A군을 반사적으로 쫓아갔고 A군이 스스로 넘어져 다쳤다. 넘어진 상태에서도 격렬하게 대항해 남자 형사와 여자 형사가 안면과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형사들로서는 '흉기 소지자'라는 신고를 접수 받은 상황이라 위해 방지 차원에서 수갑을 사용해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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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고내용 확인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으로 학생이 다친 것은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보다 더 자세한 당시 상황의 사실관계는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