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 '흉기 난동' '가스누출' 오인 신고 소동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소동이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방송을 보던 팬들이 소리 지른 게 발단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오후 8시34분쯤 김포공항행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신논현역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가스 누출 의심 신고가 소방 쪽에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 경찰에는 흉기 난동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서와 경찰이 출동해 확인했으나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대피 과정에서 일부 승객이 넘어지면서 총 6명의 경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독가스 테러다", "칼부림이 났다" 등 헛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시 열차를 타고 있던 승객들이 나서 목격담을 전하면서 소동이 발생한 이유가 알려졌다.
이를 종합하면 이날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BTS 멤버 슈가의 솔로 콘서트가 열렸고, 이를 관람하고 귀가하던 일부 팬들이 슈가의 SNS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소리를 질렀다. 이에 놀란 시민들이 무슨 일이 발생한 줄 알고 대피하기 시작했다고.
승객 A씨는 "신논현역 칼부림도 생화학 테러도 아니니까 더 이상 잘못된 정보로 공포 분위기 조성하지 말아달라"며 "제 옆에 있던 외국인분들이 영상 보다가 소리 질렀는데 지하철 안이 복잡한 터라 사람들이 오해하고 도망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승객 B씨는 "슈가 라이브 알람 뜨자마자 '와아아' 소리 나기 시작했고, 슈가 타투 공개되는 시점에 비명이 들렸다"면서 "이때 누군가 열차 3번 칸에서 4번 칸으로 뛰어갔고 다들 무슨 일이냐고 수군댔다. 갑자기 비명이 두어 번 정도 짧게 또 들리더니 근처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뛰어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왜 뛰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뛰고 보자면서 너도나도 뛰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3번 칸에서 4번 칸 가는 구간에 막힘이 있었고, 사람들이 밀지 말라고 했다. 신논현역에 열차 도착하고 사람들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며 "경찰이랑 소방관 왔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대피한 이유도 모른 채) 오리무중이었다. 오늘 진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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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는 사건 당시 슈가의 방송을 보던 팬들이 단체로 환호성을 지르는 영상이 올라왔다. 또 영문도 모르고 대피하던 사람들이 몰려 압사 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울부짖는 목소리와 "사람 깔렸어요!"라는 다급한 외침이 담기기도 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