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벗겨지고 물집까지”…죽을 힘으로 3명 구한 ‘남색 셔츠’ 의인의 손

생활입력 :2023/07/18 13:11

온라인이슈팀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당시 시민들을 구조한 '남색 셔츠' 의인이 자신도 또 다른 누군가의 도움으로 구조됐다며 오히려 고마움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17일 KBS는 사고 당시 난간에서 손을 내밀어 3명의 이웃을 구한 '남색 셔츠 의인'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난간에서 3명의 이웃을 구한 '남색 셔츠 의인' 정영석씨와 그의 손. (KBS 갈무리)
3명의 목숨을 구해낸 또 다른 의인 유병조씨. (SBS 갈무리)

거센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이들에게 난간에서 손을 내밀어 힘껏 당겨준 남성은 증평군청 공무원 정영석씨로 확인됐다.

정씨는 차량 지붕과 난간에서 3명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생존자들과 줄지어 온갖 구조물을 붙들고 밖으로 나왔다는 정씨의 손은 군데군데 벌겋게 벗겨지고 물집이 터져 그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애썼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정씨는 "아주머니 한 분이 못 올라오고서 살려 달라고 말씀하셔서 일단 아주머니를 끌어올렸다. 철제 뚜껑까지 해서 쭉 붙어있는 구조물을 잡고 또 뒤에 계신 분들은 전선을 잡고 갔다"고 긴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스티로폼이나 나무, 판자나 목재 같은 걸 잡고 둥둥 떠 있는데 화물차 기사분이 저를 먼저 꺼내주셨다. 감사 인사드리면서 연락처라도 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 주시더라"며 자신도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다른 의인으로 알려진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씨의 구조가 정씨의 용기로 이어진 것이었다. 유씨도 화물차 지붕에서 3명의 목숨을 구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정씨는 미처 구하지 못한 버스 승객들의 희생 소식에 안타까워하며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 참사와 희생이 반복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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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5일 오전 8시45분쯤 오송 궁평2지하차도 인근 청주~오송 철골 가교 공사 현장 45m 구간에서 제방 둑이 터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에 가득 차올라 차량 17대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로 1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침수차는 17대로 집계됐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