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업계와 거래해온 미국 은행 실버게이트가 가상자산 기업들에 송금을 중단했다.
코인데스크, 더블록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실버게이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기업 고객에 달러를 송금하는 플랫폼 '실버게이트 익스체인지 네트워크(SEN)'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위험 기반의 결정"에 따라 SEN 운영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SEN을 제외한 예금 관련 서비스는 계속 운영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실버게이트는 연례 사업보고서 '10-K' 제출 기한을 맞추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정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버게이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기존 보고 이상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자본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코인베이스, 크립토닷컴, 제미니, 서클, 팍소스, 갤럭시디지털, 비트스트맵 등 주요 가상자산 업체들이 실버게이트와의 거래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실버게이트의 재정 문제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규모 자금 이탈(뱅크런)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같은 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실버게이트의 신용 등급을 'Ba3'에서 'Caa1'로 강등했다. Ba3은 투자에 부적격이지만 원리금 상환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는 등급이다. Caa1은 투자 적격 기준에 크게 미달이면서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낮게 평가될 경우 매겨지는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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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과 기존 금융 간 연결을 지원해온 실버게이트가 파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출렁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3일 2만3천 달러 대에서 2만2천 달러 대로 급락했다. 이더리움, 바이낸스코인, 카르다노, 폴리곤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같은 시기 시세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