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포함, 1차 면접만 7시간”…서류 합격자, 입사 포기한 사연

생활입력 :2023/01/10 13:31

온라인이슈팀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면접 문화가 자리 잡은 가운데 한 제조업 기업에서 등산 면접을 실시해 관심이 쏠린다.

10일 누리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중견기업 서류 붙었는데 면접을 보러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뉴스1

그는 "면접 경험하러 가볼까 했는데 등산면접이어서 바로 취소했다. 면접이 7시간 걸린다"며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9시부터 1차 면접 입실이 시작돼 채용설명회가 진행된다. 이어 조별 아이스브레이킹 및 토론 주제 선정 후 점심을 먹은 뒤 등산 면접이 시작된다. 장소는 수원 광교산이다.

2시간40분간의 등산 면접이 끝나면, 조별 토론 면접과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약 7시간 끝에 1차 면접이 종료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를 본 누리꾼들은 "채용 시스템은 회사 마음이다. 본인이 꼭 입사하고 싶으면 참여하면 된다", "어차피 서류에서 스펙은 다 걸렀을 테니 말 잘 듣는 애들만 뽑을 생각인 건가", "저걸 무슨 1차 면접에 다 하냐. 시대 퇴행적", "면접 일정만 봐도 회사 분위기가 보인다", "등산 다 하고 떨어뜨리면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회사가 원하는 인재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경직된 분위기 면접만 봤는데 재밌을 것 같다", "지원자나 회사나 서로 알아서 거를 수 있는 기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해당 기업이 어디인지 추측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이 기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업력 52년 차"라며 "직원 350명에 평균 연봉이 5500만원 정도"라고 주장했다.

해당 기업이 실시한 등산 면접 후기도 갈무리돼 올라왔다. 2014년 하반기 채용 공고에 지원해 등산 면접을 봤다고 밝힌 A씨는 "점심시간 이후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갖고 광교산으로 등산을 시작하는데 등산 시간은 왕복 2시간 정도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별로 중간 직급의 직원분이 담당 교관으로 배정돼 교관 1명이 동행하고 등산하면서 단어, 숫자, 사자성어 등 5개의 키워드를 획득하면 된다"며 "등산을 마치면 강당에 모여 조별로 키워드를 조합해 준비한 발표를 하고 질의응답, 개인별 질문을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면접 본 느낌으로는 협력적이고 조직에 융화가 잘 되는 사람을 선호하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채용사이트 '잡코리아' 갈무리)

같은 해 또 다른 지원자 B씨는 "면접은 등산으로 시작해 산에서 키워드를 획득한 뒤 조별로 발표한다"며 "면접 분위기는 대체로 좋고 직무 강점보다는 인성에 대해 강조해서 인재를 중요시하는 기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적었다.

해당 기업은 등산 면접에 대해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부 사정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답변을 전했다.

한편 면접 전형에 '등산'이 포함되는 건 이 기업만이 아니다. '해태제과'는 2005년부터 등산 면접을 실시해왔다. 면접관과 지원자들이 함께 등산하는 과정에서 종합적인 인성을 평가하기 위함이며, 코로나19 이후에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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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국내 이불업체 '이브자리' 역시 2차 면접에서 산행 면접과 체력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 '블랙야크'도 2차 전형에서 산행 면접을 실시해 지원자를 평가하기도 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