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6강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승부차기 키커 '입후보제'에 대해 비판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키커를 감독이 지명하지 않고 직접 자원 받아 선수들의 부담감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6일 산스포, 스포니치 아넥스 등 일본 언론은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 패배 후 가진 대표팀 인터뷰에서 특히 미드필더 미나미노 타쿠미(27·AS모나코)가 발언한 내용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크로아티아전 승부차기의 1번 키커였던 미나미노는 상대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치의 선방에 가로막혀 실축했다. 미나미노는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분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화났다. 괜찮다고 격려하는 동료들의 말에 미안해서 앞을 못 쳐다봤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 선수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직접 키커 선출을 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승부차기할 사람을 자원 받았다. 미나미노는 1번 키커로 나서게 된 과정을 얘기하며 "5초 정도 아무도 손을 안 들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담감이 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미나미노는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그럼 제가 갈게요'라고 말해 1순위로 나섰다"며 "승부차기는 흐름이 있는데 (내가 실축해서) 결국 팀에 폐를 끼쳤다"고 말해 스스로를 자책했다.
스포니치는 "감독이 키커를 지명하면 선수 자신의 책임이 줄어들지만, 선수가 자원하게 되면 압박감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보통 책임감 있는 선수들이 나서게 되지만, 책임감이 큰 만큼 압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해 모리야스 감독의 입후보제가 좋은 선택이 아니었음을 지적했다.
승부차기에서는 보통 키커의 성공 확률이 80% 이상으로 점쳐지는데 부담감이 큰 자리를 자원 받으며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나미노는 "모리야스 감독님의 '입후보제'가 올림픽에서는 잘 통했다. 감독님이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이끌던 때에는 PK에 강했다고 들었다. 감독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하셨을 텐데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내가 한심하다"며 모리야스 감독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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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노는 끝으로 "최악의 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해서 이 자리에 돌아오겠다"며 4년 후의 설욕을 다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