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 상황 진단과 더불어 정부가 추진해야 할 육성 전략 방향성이 제시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 8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9회 어드밴스드 컴퓨팅 컨퍼런스+ 2022(ACC+ 2022)'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실용적인 AI 솔루션 고도화 지원해 수출 증대 추구"
이날 조재홍 NIPA AI융합추진단 수석은 'AI 공공 혁신과 기업 성공 조건'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1조 7천177억원을 기록, 전년 1조 5천350억원보다 증가하는 등 연 평균 19.9%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AI 기술력에서도 해외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조재홍 수석은 스탠포드 대학교의 조사 결과를 인용, 한국의 AI 역량 보유율이 세계 8위로 분석됐다고 언급했다. 산업 활성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해선 0.4%에 불과해 지속적인 산업 육성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7대 AI 선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영상 진료 판독과 신규 감염병 대응, 에너지 효율화, 불법 복제품 판독, 해안 경비 및 지뢰 방지 시스템이 구축됐다. 지역별 특화 AI 융합 산업 지원이 이뤄졌으며, 지자체들의 국민 안전 확보 및 신속 대응에도 AI가 활용됐다. 최근에는 유해 물질 판독, 해충 방지 등의 프로젝트도 추가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이런 프로젝트를 거쳐 개발된 AI 솔루션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해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조 수석은 AI 기반 불법 복제품 판독 시스템 사례를 통해 AI 육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해외로부터 유입된 불법 복제품 적발 규모가 1조 8천800억원에 이르는 등 불법 복제품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내년까지 총 229억원을 AI 불법 복제품 판독 시스템 사업에 투입했다.
사업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 시 0.4%에 불과한 불법 복제품 판독률을 AI를 활용해 93%까지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됐다. 적발된 제품을 피해 기업에 알리기까지 현재 1천440분이 걸리는 것을 5분으로도 단축해준다.
과기정통부는 이 솔루션이 상용화 가능한 성능을 갖추도록 관세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향후 해외 기관에도 수출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조 수석은 "실증 레퍼런스를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AI 솔루션을 개발 초기에 현장에 적용,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상업화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5~10년 뒤엔 '메타버스' 일반화…"기업, '킬러 앱' 시장 뛰어들어야"
김민석 NIPA 본부장은 '디지털 패권국 도약을 위한 메타버스 경제의 가능성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해 말 산업계 관심이 모아졌던 메타버스에 대해 최근에는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민석 본부장은 "올초 맥켄지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투자 금액이 과거 5년 전 AI에 투자된 금액을 넘어서고 있고, 작년 메타버스에 투자된 전체 금액의 두 배가 올 상반기에 투자됐다"며 "비록 메타버스 관련 기업의 주가는 떨어지고 있더라도, 기업들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기업 내 중요 의사결정권자,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5~10년 뒤 메타버스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소통이 주를 이루고, 기업 매출의 상당 부분이 메타버스에서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라고 소개했다.
메타버스 산업은 ▲기기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으로 나뉘어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과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기기가 발전하고, 현재의 카카오톡과 유튜브를 대신할 킬러 앱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 아울러 다수의 플랫폼들이 서로 연결되는 메타버스에서 기존 화폐를 대체하는 암호화폐, 디지털화폐(CBDC)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점에 메타버스가 대중화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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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메타버스 시대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만들어낼 창작자 육성, 기업들의 킬러 앱 출시, 국가 차원에서 메타버스에 최적화된 기기와 네트워크 환경 구축 등이 이뤄져야 산업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킬러 앱을 개발해 웹3 시대 유니콘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가로선 플랫폼과 인프라로 좋은 토양을 만들고, 제도는 보완해 산업 잘 성장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