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대신 주식으로 낸 회생·파산 기업 6년 만에 2.7배 늘어

정일영 의원, "한전 취득 업체 주식가치 43억9천600만원 하락”

디지털경제입력 :2022/09/22 15:01

한전이 전기요금을 받지 못해 주식으로 대신 보유한 업체의 수가 6년 만에 2.7배 늘어났다. 또 확보한 주식 가치는 33% 가량 하락하면서 한전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권확보용 출자전환 주식 보유현황’에 따르면 한전이 보유 중인 출자전환 주식 업체수는 2017년 152곳에서 2022년 6월 기준 407곳으로 2.7배 증가했다.

한국전력 나주본사 전경

한전이 보유한 해당 출자전환 주식은 투자목적이 아닌 채무자 회생과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원의 인가결정으로 취득했다.

정 의원실은 전기요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기업의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이 통과되면 한전이 전기요금 대신 해당 기업의 채권을 갖게 되는 구조여서 그만큼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도별는 2017년 152곳이었던 업체수는 2018년 190곳, 2019년 235곳, 2020년 296곳, 2021년 388곳, 2022년 407곳으로 계속해서 증가했다.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에는 전년보다 각각 61곳과 92곳 늘어났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미납한 407개 업체로부터 전기요금 대신 받은 주식 취득가액은 133억 7천300만원 이었지만, 2022년 6월 기준 가치는 89억7천700만원으로 33% 가량 하락하면서 43억 9천6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가치하락 비율은 2017년 36.2%, 2018년 38.1%, 2019년 43.4%로 급격하게 떨어진 뒤 2020년 30.9%로 상승하는 듯했으나, 올해 6월 총 취득가액 대비 장부가액은 32.9% 하락했다.

정일영 의원 (사진=정일영 의원실)

취득가액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의 가치하락 비율은 평균 1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ASA전주는 6억9천700만원에 취득했으나 현재 가격은 6천900만원으로 감소하는 등 감소율이 90%(6억 2천800만원 감소)에 이르렀으며, 취득 당시 2억4천700만원이었던 선진파워테크 주식가치는 현재 3천200만원으로 8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쌍용자동차는 주식가치가 4억2천800만원에서 1억700만원으로 75% 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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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부실관리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전기료 대신 받은 주식이 적절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도록 한전의 보다 세심한 조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한전의 채권 확보용 출자전환 주식 보유 대상 기업이 2.6배 넘게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에 이어 원-달려 환율 상승, 원자재 값 상승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낙관적인 경제전망만을 보여주기 보다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인식하고 효과적인 경제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