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 강국들이 공격적으로 국가·경제·기술 안보 전략 수립에 나섬에 따라 우리도 한국형 ‘혁신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문미옥)은 7일 '미·중·EU의 국가·경제·기술 안보 전략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STEPI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국가·경제·기술 안보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우리나라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과학기술 발전과 산업의 첨단화, 미·중 기술패권경쟁 격화 등 내외 요인으로 인해 국가안보와 경제·기술이 보다 밀접하게 연계되는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 미·중·유럽은 능동적으로 국가·경제·기술 안보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국가안보를 위해 백악관 중심의 국가·경제·기술안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골드워터-니콜스 법에 따라 정권별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또 경제안보를 위해 자국 제품 구매 확대, 인프라 투자확대를 위한 법안 발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발족 등 백악관 중심의 안보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 안보를 위해선 상·하원이 미국혁신경쟁법(USICA)과 미국경쟁법(ACA) 발의와 함께, 미국의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한 542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을 제정했다.
중국 역시 중앙국가안전위원회 중심으로 안보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2014년 처음 종합국가안보관을 제시하는 등 국가안보를 강조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경제안보를 위해 2021년 내수시장 중심의 쌍순환 전략을 제시하고 대외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일대일로(BRI),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경제성장 기반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기술 안보를 위해 핵심기술 자립과 사업화, 인재육성, 국제협력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전략과학기술역량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국가안보 측면에서 NATO와 대외관계위원회를 중심으로 안보 전략을 수립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략 변화가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은 팬데믹 충격에 대한 대응과 대외 의존도완화 등 경제안보를 위해 신산업 전략수립과 다양한 대외 경제 협력을 병행한다고 분석했다.
또 메가 과학프로젝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을 추진하고, 수출통제와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강화하는 한편, 회원국 중심의 과학협력을 강화하는 등 기술 안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요 강국들의 국가·경제·기술 안보 전략 수립에 대응하기 위해 ▲임무지향 과학혁신법 ▲첨단 전략 산업 경쟁력 유지 보호법 ▲대내외 경제 환경 안정화 및 투자 활성화법 ▲전략적 경제·과학기술 외교 추진 법 등 국가 혁신을 위한 한국형 '혁신법(K-Innovation Act)' 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대통령실의 '과학기술혁신·경제 보고', '중장기 국가안보전략' 수립 의무화 등 한국형 국가·경제·기술안보 개념 정립 및 중장기 전략 수립과 국가·경제·기술안보 거버넌스 조정 및 대응 체계 고도화 등도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 "중국, 과학논문 양질 모두 미국 추월"2022.08.19
- 약진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얼마나 위협적인가2022.08.11
- 美中 과학패권, 싸움이냐 의존이냐?2022.04.14
- 비트코인 9만9천 달러 돌파...SEC 위원장 사임 소식에 급등2024.11.22
백서인 과학기술외교정책연구단장은 "앞으로 국가안보와 경제·기술 간 필요충분성이 강조됨과 함께, 주요국은 과학기술이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 요인임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과학법, 인프라 감축법 등 자국 기업 육성과 경제 기술 안보를 위한 목적으로 공격적인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국과 글로벌 중장기 도전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과학기술혁신법 등 국가 혁신을 위한 한국형 ‘혁신법 제정 등을 통해 우리만의 경제 기술 안보 역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