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드·로우코드(LCNC)로 당근마켓이나 토스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수 있을까요?”
“개발자가 없이 LCNC만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려면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한 국내 노코드 플랫폼 개발사가 고객사로부터 문의받은 내용들이다.
최근 LCNC 도구를 활용해 전문개발 교육을 받지 않은 실무자가 직접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거나 IT문제 해결을 권장하는 기업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고객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디지털 전환(DX)까지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IT전문가들은 IT역량을 내재화하지 않고 LCNC 도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급증한 IT업무를 돕기 위한 보조도구로 설계된 만큼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한 국내 노코드 플랫폼 대표는 “분명 LCNC을 잘 사용하면 개발자를 거치지 않고도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이거나 디지털 전환의 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며 “하지만 빠르고 간단한 개발을 목표로 설계된 만큼 충분한 이해 없이 사용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쉽고 빠른 개발에 적합한 LCNC, 복잡한 개발은 역효과
노코드는 사무직원 등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한 구조와 사용법을 지원하는 개발 도구다. 레고블록처럼 사전에 만들어진 사전에 마련된 템플릿을 결합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로우코드는 노코드 플랫폼에 간단한 코드를 추가해 개발도구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도 추가하는 등 개발에 자율성을 더한다.
두 개발도구는 업무에 필요한 기능이나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고 간단하게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영수증 분류, 데이터 입력 등 간단한 업무에 주로 활용되며 점차 사용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다.
하지만 많은 기능을 추가하거나 대규모 부하를 감당해야 하는 고객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이나 복잡한 계산식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야 할 경우는 오히려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노코드 플랫폼 서비스사 대표는 “최근 당근마켓 등 인기 서비스의 UI를 그대로 구현해 가져와서는 서비스할 수 있냐고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런 고객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 편의를 위해 UI는 단순하지만 상당한 기술적인 기반이 필요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런 애플리케이션은 소규모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추후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 반드시 알려드리고 있다”며 “LCNC를 활용한 서비스 구축은 파일럿 수준에 머무는 만큼 정식 서비스를 위해선 체계적인 서비스 단계를 진행해 나갈 것을 권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부족한 개발 지식, 어디서 나올지 모르는 허점
LCNC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전문 개발팀이 아닌 실무자가 만들어 사용하는 만큼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사이버공격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어디에 보안취약점이 있는 지 파악하지 못한다면 기업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주요 기관과 민간기업에서는 개인정보를 일시적으로 대거 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코드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실수로 비공개로 설정해야 할 민감 데이터를 공개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내에서 애플리케이션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을 경우 비슷한 기능을 가진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만들어져 비용과 효율성이 모두 낭비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에서 노코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실무자가 만든 모든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시각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과 전문 관리자가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발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보안 및 개인정보 관리”라며 “하지만 개발자가 아니면 실제로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기 쉽지 않은 면이 있어 지속적인 교육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LCNC라도 모든 직원의 개발 참여는 불가능
LCNC 플랫폼은 비 개발자에게도 개발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누구나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LCNC를 이용해 진입장벽을 낮추더라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직원의 수는 제한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연필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고, 예술가가 되려면 재능도 요구되는 것과 같다”며 “도구를 사용하기 쉽더라도 활용 능력을 키우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원활하게 도입하기 위해선 LCNS 도구를 원하는 직원을 선발해 TF 단위로 시범 적용하며 점차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 안정적”이라며 “또한 코딩을 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래밍 로직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실무자에게 주어지는 업무 부담도 우려한다. 기존 업무는 그대로 유지됨과 동시에 개발 업무까지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CNC 도입을 고려하는 임원진과 달리 실무 담당자들의 반대로 도입의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 "2시간 걸리던 코딩 2분 만에"...AI 기반 개발 시대 열려2022.05.25
- "머신러닝도 노코드" AWS, AI 개발 대중화 노린다2021.12.03
- '코딩 없이 개발' 로우코드, 대기업도 관심 보인다2021.04.13
- 노코드, 전 산업으로 확대2022.06.03
관련 업계에서는 개발 업무가 주어지는 만큼 충분한 보상을 제공할 것 권하고 있다. 개발 업무량이 늘어나고 개발에 재능을 보이는 실무직원이 있다면 별도의 보직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노코드 플랫폼사 대표는 “최근 LCNC 플랫폼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계획 없이 도입하면 오히려 사용하지 않은 것보다 못할 수 있다”며 “도입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많은 이해를 거친 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