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가 지난해 소프트웨어(SW)·서비스 부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면서, 클라우드 시대 맞춘 '체질 개선'에 확실히 성공했다. 과거 퍼블릭 클라우드 시대가 열리면 시스코의 네트워크 하드웨어(HW) 사업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오해려 클라우드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시스코코리아는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2022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지난해 성과와 향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시스코는 회계연도 2021년(2020년 8월~2021년 7월)에 총 498억 달러(약 62조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로 나눠보면 HW 매출이 210억 달러, SW 매출이 150억 달러, 서비스 매출이 138억 달러를 기록했다. SW와 서비스를 합친 매출이 절반을 훌쩍 넘게 된 것이다.
이날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내가 2016년 시스코에 합류했을 당시 회사가 2020년까지 SW·서비스 매출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을 때 조금 황당하게까지 느껴졌는데,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SW·서비스가 HW매출 비중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150억 달러 규모의 SW매출은 마이크로소프트, SAP를 포함해 SW 회사 중에서 순위를 매기면 6위에 해당할 정도로 큰 규모다. SW매출 중 80% 가량이 서브스크립션이 매출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시스코는 몇 년사이 엄청나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자사의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연구개발(R&D)에 대한 높은 투자를 꼽았다. 시스코는 연간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 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인수 및 합병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시스코코리아의 2022년 하반기 주요 전략도 함께 공개했다. 역시 클라우드 환경 지원 강화와 SW 기업으로의 전환 가속화가 우선 순위에 포함됐다.
조 대표는 클라우드 영역에서 시스코의 역할에 대해 "클라우드 인에이블러(enabler)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만들기 위한 필요한 여러가지 HW·SW를 모두 우리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와 공동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부문 전략에 대해서는 "앞으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 및 클라우드관리사업자(MSP)와 과거보다 훨씬 더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하고, 클라우드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마켓 플레이스도 우리의 중요한 유통 채널로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W기업으로 전환은 시스코코리아에게 중요한 과제다. 시스코코리아는 최근 매분기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SW·서비스 매출 비중이 아직 절반을 넘진 못했다.
조 대표는 "시스코코리아는 SW·서비스 매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적인 투자를 많이 받고 있다"며 "관련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도 큰 진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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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최근 대두되고 있는 K-배터리 시장과 디지털 스타트업을 필두로 한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 시장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가져갈 계획이다. 또한, 운영기술(OT)·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집중해 스마트 공장부터 공장 보안, 모니터링,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산업용 네트워크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나갈 예정이다.
조 대표는 “시스코는 기존에 탄탄했던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을 선보이며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시스코는 SW 비즈니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보안, 가시성 및 민첩성에 집중한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클라우드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데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