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SKT 개인 맞춤형 AI '에이닷' 써보니

GPT-3으로 매끄러운 대화 구현…SK코인 탑재 가능성도

방송/통신입력 :2022/05/24 16:54    수정: 2022/05/24 18:05

"전 당신에 대해 알고 싶어요!"

에이닷 앱을 열자 캐릭터가 친절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 15일부터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인공지능(AI) '에이닷'은 사용자 맞춤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출시 당시 SK텔레콤은 소비자가 한정된 시간을 더 소중한 일에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에이닷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마주하는 번거로운 일들을 에이닷이 대신 처리해주고, 좋아할만한 콘텐츠도 알아서 추천해준다는 설명이다. 

직접 사용해 본 에이닷은 SK텔레콤의 설명처럼 앱 내부에서 다양한 정보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형태였다. 사용자의 관심사나 취향에 맞춰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을 추천해줬고 날씨와 운세, 주식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마치 음성을 기반으로 한 포털 사이트와 같은 느낌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수많은 앱을 쓰면서 시간을 소모적으로 쓰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소통도 하고 불편하거나 귀찮은 일도 맡기고 그러면서 친구같은 감정도 느낄 수 있는 그런 AI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 "당신에 대해 알려주세요" 개인 맞춤형 AI 

에이닷에 처음 접속하자 "당신에 대해 알려주세요"라는 질문이 나타났다. 사용자는 동네 탐방, 패션, 게임, 육아, 재테크 등 다양한 문항을 선택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관심사를 파악한 에이닷은 이후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취향까지 세세하게 물었다. 

에이닷의 생김새와 이름, 목소리까지 사용자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에이닷의 외형은 얼굴, 체형, 머리장식, 얼굴장식, 의상 등 다양하게 바꿀 수 있었으며 목소리 또한 친근한, 씩씩한, 담담한 등 8가지 중 고를 수 있었다. 존댓말과 반말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개인의 취향에 맞게끔 설정된 에이닷은 사용자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에이닷이 주가나 기업의 시가총액, 날씨, 운세와 같은 정보를 알려주는 건 물론 내부에서 뉴스를 읽어주기도 했다.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노래 틀어줘"라고 말하면 플로와 연결되고, "드라마 찾아줘"라고 말하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에 연결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향후 이를 SK 이외의 사업자들에게도 오픈해 에이닷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중 다양한 OTT에서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재생해주는 '마이TV'와 게임 등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영어학습, 사진관리, 엑스퍼트 서비스 등의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 SKT, GPT-3 활용해 매끄러운 대화 구현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진행되도록 하는데 공을 들였다. SK텔레콤은 특히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이유로 에이닷에 거대언어모델(GPT-3)이 탑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거대언어모델의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자유 주제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에이닷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GPT-3은 기존에 공개된 모델 GPT-2 대비 AI모델의 규모를 확장해 현존하는 대화 언어 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PT-3은 에이닷과 SK텔레콤의 기존 AI 서비스인 '누구'와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GPT-3 덕분에 에이닷은 사용자의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이에 기반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혐오와 차별적 표현을 막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기자가 에이닷에 차별적인 내용을 질문하자 에이닷은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혐오 표현을 유도하니 "그런 말은 누군가를 아프게 할 것 같아요"라며 답변을 피했다. 

에이닷은 기존 대화를 기억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대화의 흐름이 매끄러운 느낌은 아니었다. 대화가 끊김없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질문 하나 하나가 개별적으로 놓여 있는 느낌이었다. 기자가 "나는 빨간색을 좋아해"라고 말하니 에이닷은 "저도요"라고 답했다. 이후 "내가 어떤 색깔 좋아하게?"라고 물으니 "저는 파란색이 좋아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베타서비스를 통해 인식오류와 틀린 표현, 엉뚱한 표현 등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활바랗게 받고 에이닷의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 텍스트와 음성을 활용한 소통을 넘어 내년 상반기에는 이미지를 활용한 대답까지 가능하도록 꾸릴 예정이다. 

■ 에이닷 내부에 'SK코인' 탑재될까 

현재 에이닷 내부에는 경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는 않다. 사용자는 미션을 클리어하면 지급되는 포인트인 '큐브'와 '콘'으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지만, 포인트를 현금으로 결제할 수는 없다. 

이에 SK스퀘어가 올해 3·4분기 중 발행할 예정인 자체 코인이 에이닷에 탑재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SK스퀘어는 NFT, 가상자산, 메타버스를 융합한 자체 코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에이닷이 SK텔레콤이 그리고 있는 AI 생태계인 '아이버스(AIVERSE)'의 하나의 축인 만큼 업계에서는 에이닷 내부에 NFT나 SK코인을 통한 경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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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 구독 서비스와 함께 에이닷도 아이버스 아래에서 어우러지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SK코인 도입 등에 대해서는 모두 열린 상태로 논의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에이닷 iOS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양쪽 OS에서 사용자 반응을 살핀 뒤 정식 서비스 일정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한 후에 전략 방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