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오전에는 누적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로도 100만명이 넘는 만큼 실제 감염자는 이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이 전무하고 백신 접종도 이뤄지지 않은 북한에서 오미크론이 크게 유행해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12일 1만→13일 17만→14일 29만명 발생…누적 82만명
그동안 북한 정부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했다.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강한 전파력을 보이는 오미크론 앞에서 입장을 바꾸게 됐다.
15일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전날(14일) 하루에만 북한 전역에선 29만6180여명의 발열환자가 발생했다. 북한이 발열환자 수를 처음 집계·공표한 지난 12일에는 1만8000여명이었다.
이후 13일 17만4440명, 14일에는 29만명을 훌쩍 넘었다. 누적 82만명 규모이며, 16일 오전 집계로는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4월 말부터 5월 13일까지 북한 전역의 유열자(발열자)는 52만4440여명이며, 그중 28만810여명이 치료 중이다.
사망자는 지난 12일 6명에서 13일 21명으로 증가했다가, 14일엔 15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누적 사망자는 42명이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리나라처럼 유전자 증폭(PCR) 검사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검사·추적·격리 등 3T(Test·Trace·Treatment) 전략도 구사할 수 없다. 실제 코로나19 감염자지만 방역망을 벗어난 채 사망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 백신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주민이 면역력도 없어 새 변이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럴 경우 국경을 맞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국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북한 당국, 공포심 가라앉히기 전략, 역부족…"큰 유행 있을 것"
더 심각한 문제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이 거론되는 이유다. 약 2600만명인 북한 인구를 고려할 때 코로나19 치명률이 1%만 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사망자가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나라도 한때는 코로나19 치명률이 1~2%에 달했지만, 지금은 0.13%를 유지 중이다.
북한 당국은 긴급 대책을 잇따라 내놓는 등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명피해 대부분이 과학적 치료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며, 약물을 부주의하게 사용한 점도 꼽았다.
당국이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 규모를 집계하고 있는 점, 진단 시스템이 없어 의심 증상자를 격리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 점도 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뿐만 아니라 치료제가 없다는 점도 사망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다.
현재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발생 경로와 원인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한 의료체계를 볼 때 제대로 된 방역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에서는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이 이뤄지고 있으며, 주민들의 건강·영양 상태를 고려할 때 코로나19 직·간접 사망자는 수십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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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영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빠른 속도로 감염이 이뤄지고 사망자도 많을 것"이라며 "사망률은 (최소) 1%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