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5일 오후 2시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시민단체 연대 요청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제안한 '3일 유급 휴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총 7일 유급휴가와 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동시에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삼성전자 노조를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울산 노조 등 한국노총 삼성연대체, 민주노총 소속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웰스토리지회 등 삼성그룹 노조가 참여했다. 또 한국노총 소속 SK하이닉스 노조도 연대했다.
이원일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노조가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자, 뒤늦게 사측이 유급휴가 3일을 제안했으나, 이는 노조 조합원에게만 적용하고 기존 의무 연차 15일을 소진한 뒤 사용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단서를 달았다"라며 "유급휴일 5일 추가와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 총 7일의 유급휴가를 사측에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2021·2022년도 병합 임금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며 "더 이상의 양보는 없으며, 노동자의 진정한 권리를 찾기 위해 연대 투쟁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노조는 "노동조합 단체 교섭권을 쟁취하겠다"며, "민주노총·한국노총 양대 노총과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에게 연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삼성 노조는 시위 이후 공동지원단 첫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이 부회장 자택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노조는 "천막은 사측과의 임금교섭이 끝날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 부회장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오늘이 9회차다. 지난 14일, 15일 양일간 노조와 사측은 실무교섭을 열었고, 사측은 노조에 3일의 유급 휴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임금체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8일간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12곳을 돌며 순회 홍보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 측은 ▲성과급 재원을 기존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 ▲기존 연봉 정률인상을 정액인상으로 변경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최소한의 휴식 보장(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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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15차례 임금 교섭 협상과 지난 2월 11일과 14일 두차례 걸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했지만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 결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고,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획득했다.
공동 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전국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4천500명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삼성전자 직원 11만4천명의 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