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교섭과 관련해 사측과 갈등 중인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다음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8일간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 12곳을 돌며 순회 홍보투쟁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에게 입금교섭 현황과 입장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조합원 찬반투표에 앞서 내부 구성원을 설득하려는 목적으로 보여진다.
8일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노조는 임금교섭과 휴식권 보장에 대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해당 이슈가 장기화될수록 첫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15차례 임금 교섭 협상과 지난 2월 11일과 14일 두차례 걸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를 했지만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 결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고,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획득했다. 노조의 쟁의권에는 파업을 포함한 태업, 집회시위 등이 포함된다.
노조 측이 회사에 요구하고 있는 내용은 ▲성과급 재원을 기존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 ▲기존 연봉 정률인상을 정액인상으로 변경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최소한의 휴식 보장(유급휴일 5일,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이다.
지난달 18일에는 노조의 요청에 의해 경계현 대표이사와 노조의 첫 면담이 진행됐다. 사측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노조의 요구사항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 측은 즉각적인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공문을 통해 "노조가 2021년도 임금교섭에서 제시한 의제를 2022년도 임금교섭에 병합한다면 원활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교착 상태에 빠져있는 2021년 임금교섭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이자 편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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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 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 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국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4천500명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삼성전자 직원 11만4천명의 4%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이 결정된다면, 삼성전자는 창사 53년만에 첫 파업 위기를 맞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