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고 더 떨어질 주식 개인이 제일 많이 샀다

한국금융硏 보고서 투자자 간 주식 매매 현황 분석..."공매도 공시 기준 확대해야"

주가가 떨어지고 또 공매도로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주식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금융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매 성향과 공매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서 개인투자자는 과거 주가 하락 영향으로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패자 주식'을 순매수하고, 공매도 비중이 높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순매수하는 성향을 띄었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의 차익 실현을 위해 주가가 떨어져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투자자 간 매매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한국금융연구원은 2008~2020년 중 코스피 상장 주식을 대상으로 공매도 강도를 측정하고, 투자자별 순매수비율과 1·3·6개월 간 수익률을 집계했다.

이 결과 개인투자자는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패자 주식을 순매수하며 공매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을 순매수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비중이 높은 패자 주식 순매수 비율은 2.082%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공매도 비중이 낮은 주식 순매수 비율 0.507%에 비해 높았다.

반대로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는 패자 주식을 순매도 하고 승자 주식을 순매수하는 성향을 보였다. 패자 주식에 대한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성향은 공매도 비중이 높은 주식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패자 주식에 대한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순매수비율은 각각 -0.837%, -1.863%였다.

투자자별 주식 순매수비율. 공매도 1분위이면 공매도 비중이 낮고 4분위면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자료=한국금융연구원)

이 같은 주식 매매 성향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수익률보다 낮았다. 패자 주식이면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주식의 1·3·6개월 간 누적 수익률은 -0.473%, -0.926%, -2.190%로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로 인한 손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투자자 간 공매도 정보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서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참여가 매우 제한적이라 공매도와 관련해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정보가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정보보다 우월한 가능성이 높다는 부연이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 참여가 활발한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는 공매도와 관련해 공시된 정보 이외에 추가적인 정보 획득이 용이할 수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며 "공매도와 관련된 정보 비대칭성 완화 차원 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0.5%이상인 현행 공매도 공시기준의 하향 조정 방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