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플 세 번째 직영 매장인 애플 명동이 9일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애플 명동은 센터포인트 명동 건물 지상 1·2층, 지하 2층 등 총 4개 층을 쓰는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이다. 지상 1·2층은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맥 등 주요 제품 판매와 수리 등 고객 지원을 수행한다.
지하 2층에는 애플 가로수길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 대상 프레젠테이션 공간인 보드룸이 설치됐다. 이 곳에서는 애플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중소·중견기업 담당자나 중요 고객 대상으로 각종 제품 시연이나 상담을 진행한다.
■ 정식 개장일 다시 토요일로...첫 날은 예약자만 입장 가능
애플은 코로나19 범유행(팬더믹) 이전까지 전세계 주요 직영 매장 정식 개장일을 토요일로 잡았다. 지난 해 애플 여의도는 밀집도를 낮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장일을 금요일로 옮기기도 했다.
반면 애플 명동은 토요일 공식 개장했다. 애플은 이미 올 초부터 직영 매장에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예약 제한을 해제한 상황이다. 단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첫 날은 지난 7일 오전 진행된 방문 예약자만 입장 가능하다.
오전 10시 개장 시간에 맞춰 방문을 예약한 150여 명의 소비자들은 애플 명동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 10시 직전부터 시작된 카운트다운에 환호하며 입장했다. 2018년 애플 가로수길 개장 첫 날 배부된 '반가워요' 티셔츠를 입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 개장 첫 날 방문하면 받을 수 있는 기념품은 정식 영업 전 가림막에 설치된 문양을 담은 스티커와 에코백으로 구성된다. 제품 구매 의사가 없어도 기념품을 받기 위해 당일 방문을 예약한 소비자들도 많았다.
■ 최초 구매자 "아시아 최초 픽업존에 기대"
애플 명동 최초 구매자가 된 정희준씨(24세)는 "2018년 국내 아이폰XS 정식 출시 당일에도 애플 가로수길 개장 8시간 전부터 기다렸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일 오전 예약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첫 번째 시간대를 잡았고 오늘은 M1 칩 탑재 아이패드 에어를 구매할 예정"이라며 "이번에 새로 생긴 픽업존이 아시아 지역 최초라고 해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산 제품을 직영 매장에서 직접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원하는 제품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픽업 요청을 처리해 줄 직원을 기다려야 했다.
애플 명동에 아시아 최초로 설치된 픽업존은 제품 픽업만 전담하는 직원이 상주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픽업 요청된 제품을 뒤에서 보관하다 즉시 전달하는 구조다. 혼잡시 기다려야 했던 단점을 해소한 것이다.
■ "국내에도 상징성 있는 매장 생겼으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리뷰를 올릴 목적으로 애플 디스플레이와 맥북에어·맥북프로 등 화면을 닦는 '광택용 천'을 구매한 소비자도 있었다.
그는 "2만5천원짜리 안경닦이를 사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며 "해외에서는 물 위에 있는 매장 등 특색 있는 매장들이 많은데 국내에도 이런 상징성 있는 매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9년 아이폰3GS 출시 이후 줄곧 아이폰만 써 왔다는 한 소비자는 "제품 문제에 대해 전화 상담사와 공인 수리업체 직원, 애플 매장 직원의 대응이 모두 다르다"며 "직영 매장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서비스 품질도 그만큼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관광객 수요 대비 외국어 가능 직원 다수 배치
애플 명동은 서울 강남 권역을 대상으로 2018년 세워진 애플 가로수길, 여의도 근무 직장인과 강서·양천구 거주자를 대상으로 2021년 오픈한 애플 여의도에 이어 중구 근무 직장인과 관광객을 주요 소비자 층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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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매장에는 한국어와 영어 이외에 중국어, 베트남어 등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 직원도 배치됐다.
그러나 현재 명동은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며 유동 인구가 줄고 많은 업소가 폐업한 상태다. 외국인 관광객 등 수요를 잡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