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국내 세 번째 직영 매장인 '애플 명동'을 공개한 데 이어 이르면 2분기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LG전자 사업 철수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로 재편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플은 지난 2018년 첫 직영 매장인 애플 가로수길을 통해 서울 강남권역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 개장한 애플 여의도는 여의도 소재 기업 직장인은 물론 강서구나 용산구 등 인근 주민이 접근하기도 쉽다.
이르면 2분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애플 명동은 인근 직장인과 강북권 소비자, 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 소비자로 뒀다.
■ 직영 매장 운영 이후에도 점유율 변화는 미미
애플 매장 주요 기능은 제품 현장 판매와 픽업 뿐만 아니라 제품 체험, '투데이 앳 애플' 세션 등을 이용한 교육, 제품 수리 거점 등으로 다양하다. 애플 직영 매장이 총 3곳으로 늘어난다 해도 아이폰 점유율이 단시간에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국내 아이폰 점유율은 2018년 애플 가로수길 개장 이후에도 줄곧 20%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작년 하반기 LG전자 철수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구도로 재편됐지만 반사 이익 역시 미미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작년 2분기 71%에서 3분기에는 85%까지 상승했다. 과거 LG전자 스마트폰 구매자 중 상당수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애플 아이폰 점유율은 2020년 3분기 기준 13%에서 지난해 3분기 12%로 소폭 하락했다. 아이폰13 출시 직후인 작년 10월에는 아이폰13 시리즈 점유율이 18%까지 상승했지만 연평균 기준으로는 20% 미만이다.
■ 갤럭시 GOS 논란·LG베스트샵 아이폰 판매 등 외부 요인 '주목'
아이폰 점유율은 애플 명동 등 직영 매장 추가보다는 외적인 요소에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최근 불거진 갤럭시S22 성능 제한 논란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2 출시 당시 발열 등을 우려해 프로세서나 GPU 성능을 기기 작동 상황에 따라 제어하는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를 탑재했다. 그러나 GOS가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성능은 제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소비자의 반발을 샀다.
결국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 등을 즐기며 스마트폰 성능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부터 자사 유통점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판매에 나선 것도 변수로 볼 수 있다. 현재 LG전자 베스트샵은 LG유플러스와 연계해 각종 결합상품을 판매중이다.
LG 베스트샵 매장 관계자는 "가전이나 다른 생활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매장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에 관심을 갖는다"며 "별도 모바일 담당자도 배치해 놓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기 어렵지만 호응이 꽤 괜찮다"고 전했다.
■ 다음 직영 매장은?...서울 동부권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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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빅데이터 플랫폼 '지오비전'이 산출한 바에 따르면 지난 해 명동역 인근의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13만 8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향후 코로나19 상황 개선과 격리 의무화 완화 등에 따라 이전과 비슷한 18만명 대로 회복될 여지도 있다.
관련 업계는 애플이 다음 직영 매장을 선택할 후보지로 잠실 등 동서울 지역을 꼽고 있다. 지난 2월 애플이 공식 웹사이트 채용 공고를 통해 서울 동부 지역에서 근무할 관리자,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등 총 12개 직군 모집에 나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