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형 갤럭시S22 시리즈가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로 인한 고의 성능 제한 논란으로 인해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기 성능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GOS 기능이 작동되면서 원래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고 이는 소비자 기만이라는 게 지금 터져나오는 사용자 불만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GOS 사태로 소비자 제품 신뢰도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를 되찾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갤럭시S22, 역대 최대 사전판매량 기록 흥행조짐에 '빨간불'
갤럭시S22 시리즈는 지난해 기대보다 저조했던 전작 갤럭시S21 시리즈 실적을 만회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제품이었다. 작년 1월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의 6개월간 판매량은 1천350만대에 그치면서 2020년 출시된 갤럭시S20 시리즈(1700만대) 보다 약 20% 적게 판매된 바 있다. 당시 갤럭시S21 시리즈는 발열 이슈를 겪으면서 출하량이 전작 보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를 통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위상을 회복해야 했다. 이를 인식한 듯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공급 이슈로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갤럭시S22 출시가격을 전작 수준으로 유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소비자 부담을 덜어 판매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갤럭시S22의 가격 동결 전략은 통했다. 물론 전작보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S펜 내장 등의 요소도 판매에 큰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2 시리즈는 사전예약에서 국내서 8일간 102만대를 판매하며 갤럭시 스마트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사전판매에서도 전작 대비 2배 이상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사전 개통 첫날(2월 22일)에는 하루동안 역대 최다인 30만대가 개통되며 흥행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갤럭시S22는 공식출시(2월 25일) 이후 GOS 논란이 불거지면서 흥행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GOS 논란으로 '긱벤치' 목록서 퇴출…소비자 반발 거세져
GOS는 고성능 게임을 실행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조절해 스마트폰의 과도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막아 주는 앱이다. GOS는 2016년 갤럭시S7 시리즈부터 탑재돼 왔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때는 최적화를 위해 GOS를 비활성하도록 별도의 앱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S22 시리즈에 '원(One) UI 4.0'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모든 GOS 우회수단을 막았다. 배터리 발열로 인한 저온 화상 등을 방지하겠다는 안전상의 이유였다.
이에 소비자들은 1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도, 성능을 온전히 쓸 수 없다는 사실에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다수 소비자는 GOS가 활성화되면 성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22가 GOS로 인해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XR 보다 성능이 못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가 벤치마크(성능테스트)에서 성능을 조작했다는 것에 크게 반발한다. 삼성전자가 벤치마크에서 GOS 작동을 끈 상태의 결과를 제공한 것은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는 주장이다. 실제 갤럭시S22를 사용할 때는 GOS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보다 성능이 낮다.
결국 글로벌 IT 기기 성능측정 사이트 긱벤치는 지난 6일 평가 목록에서 갤럭시S22 시리즈를 비롯해 GOS를 적용한 갤럭시S21, S20, S10 전 모델을 퇴출시켰다. 긱벤치는 GOS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벤치마크를 측정할 수 있게 한 것이 '조작'이라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긱벤치에서 성능 조작으로 퇴출된 스마트폰은 원플러스5, 화웨이 메이트10, 화웨이 P20, 아너 플레이, 샤오미 레드미 노트 프로 등 대부분 중국 제조사였다. 이번 퇴출로 인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삼성, 스마트폰 소비자 신뢰도 회복 '시급'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오전, 오후 두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멤버스를 통해 "GOS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겠다"는 공지사항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IT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S 시리즈를 수년간 사용해 온 충성고객들 마저도 실망감을 표출하며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달 2일 국내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방’ 카페의 회원 수는 7일 오전 기준 3천700명을 넘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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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GOS 논란 사태는 갤럭시S22 흥행이 부진할 가능성이 커졌을 뿐 아니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게 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 때, 7조원대 손실에도 전량 리콜을 했던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소비자 신뢰 회복을 우선시했기에 단행한 결정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신뢰도 회복에 성공해 스마트폰 1위 위상을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GO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