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평균 20만원 떨어져

일부 대형 제조사 중심으로 "앞으로 더 내릴 것" 전망

홈&모바일입력 :2022/03/25 16:18    수정: 2022/03/25 16:21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도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움직임이 시작됐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칩셋, RTX 40 시리즈(개발명 '에이다 러브레이스') 출시를 앞두고 주요 제조사가 재고 정리에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5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포스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2주 전 대비 평균 30만원, 지포스 RTX 306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평균 20만원 가량 떨어졌다. 소비자들도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가격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21일부터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됐다. (사진=엔비디아)

지난 해 말부터 그래픽카드 단품 대비 저렴해 인기를 끌었던 게임용 완제PC 유통사들도 그래픽카드 가격 인하에 따라 출고가 조정에 들어갔다. 하루 이틀 차이로 제품을 비싸게 구입한 일부 소비자들은 이에 반발해 차액 환불을 요구하기도 한다.

■ 이번 주 초부터 대형 제조사 주도로 가격 하락 시작

국내 PC 유통업체와 제조사 한국 법인 등 관계자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은 대형 제조사 주도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제조사 중 한 곳이 국내 주요 유통사에 지난 21일부터 그래픽카드 공급가를 내린다고 통보했고 이것이 시장 가격에 빠르게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모든 그래픽카드 가격이 크게 내렸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LHR 제품 최저가는 25일 현재 130만원 이하로 내려왔다. (사진=다나와)

25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80 LHR(GDDR6 10GB) 제품 최저가는 130만원 이하로 내려왔다. 제품에 따라 가격 하락 폭은 다르지만 2주 전 대비 최저 15만원에서 최고 40만원까지 떨어졌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GDDR6 12GB) 탑재 그래픽카드 최저가도 70만원 이하로 내려왔다. 2주 전 대비 가격 하락폭은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20만원 가량이다.

■ 기존 제품 가격 하락 늦게 반영...러시아 제재도 영향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가격 인하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유통사 관계자들은 "엔비디아가 새 그래픽칩셋을 시장에 출시하기 이전에는 기존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락하기 마련인데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 수요 등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평소 대비 높게 유지되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40 시리즈 출시 이후에도 기존 RTX 30 그래픽칩셋을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사진=팰릿)

또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로 예정된 RTX 40 시리즈(개발명 '에이다 러브레이스') 출시 이후에도 기존 RTX 30 시리즈를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신제품과 기존 제품 수요가 분산되기 때문에 자연히 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지역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이 활발한 러시아 지역으로 갈 물량이 국내로 들어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 "그래픽카드 가격 앞으로 더 내릴 여지 있어"

국내 시장에서는 게임용 완제PC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급의 그래픽카드 대비 오히려 저렴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하루 이틀 차이로 PC를 비싸게 산 소비자들이 차액 환불을 요구해 협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을 두고 유통사 등 판매자와 일반 소비자의 의견은 엇갈린다. 유통사는 "가장 비쌌던 시기 대비 많이 내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반 소비자는 "아직도 비싸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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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에 대한 판매자와 일반 소비자의 의견은 엇갈린다. 사진은 지포스 RTX 3060 탑재 PC. (사진=엔비디아)

한 유통사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그래픽칩셋 공급가 인하 건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 앞으로 수 주 내에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유통사는 그래픽칩셋 공급가 인하까지 미리 반영한 상황이다.

가격보다는 오히려 물량이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유통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지포스 RTX 3060·3070 시리즈의 재고나 공급량은 충분하지만 RTX 3080 이상은 상대적으로 모자랄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