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서 그래픽카드 가격 '뚝'...왜?

이베이서 2월 대비 평균 8% 하락...'이더리움' 채굴방식 변경 탓인듯

홈&모바일입력 :2022/03/21 14:39    수정: 2022/03/21 16:35

미국과 유럽,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올 초부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IT매체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이베이에서 유통되는 그래픽카드 가격은 지난달 대비 평균 8% 가량 떨어졌다.

독일에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2천 유로(약 269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호주 시장에서는 지포스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루만에 70만원 가까이 내리기도 했다.

올 초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특히 그래픽카드 연산 성능을 채굴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이더리움'이 오는 하반기부터 채굴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래픽카드에 의존했던 채굴 작업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 미국 시장서 그래픽카드 가격 2월 대비 8% 하락

미국 IT매체 톰스하드웨어는 16일(현지시간) "이베이에서 이달 초부터 2주간 거래된 그래픽카드 가격을 추적·분석한 결과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주간 이베이에서 유통된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지난달 2월 대비 평균 8.8% 떨어졌다. 톰스하드웨어는 "가격 대비 이더리움 채굴 성능이 떨어지는 그래픽카드의 가격 하락이 컸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 지포스 RTX 307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2월 대비 10% 이상 내렸다. (사진=한미마이크로닉스)

특히 지포스 RTX 3070 탑재 그래픽카드 가격은 887달러(약 108만원)로 2월 대비 10% 이상 내렸다.

톰스하드웨어는 "현재 이베이에서 유통되는 그래픽카드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평균 25% 가량 떨어졌지만 엔비디아가 제시한 권장 가격 대비 68% 이상, AMD가 제시한 권장 가격 대비 41% 이상 비싸다"고 설명했다.

■ 독일, 호주서도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관측

독일 IT 매체 3D센터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포스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 소매 가격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시장에서 2천 유로(약 269만원)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는 지난 해 8월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IT매체 3D센터는 지포스 RTX 3090 그래픽카드 가격이 지난 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3D센터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포스 RTX 3090 탑재 그래픽카드는 지난해 5월 16일에 3천199유로(약 429만원)를 기록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6일까지 5개월간 2천유로 이상에 판매됐다.

호주 시장에서는 이달 중순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룻밤만에 35% 가까이 떨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호주 시장에서는 에이수스 지포스 RTX 3080 TUF 게이밍 OC 가격이 하루만에 35% 하락하기도 했다.

IT 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호주 시장에서 이달 15일까지 2천299 호주달러(약 207만원)에 거래되던 에이수스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80 TUF 게이밍 OC' 가격이 하루 사이에 1천499 호주달러(약 135만원)로 떨어졌다.

■ "엔비디아, 그래픽칩셋 공급가 소폭 인하"

엔비디아가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공급하는 그래픽칩셋 가격을 내렸다는 소식도 있다.

WCCF테크는 16일 주요 제조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노트북PC 제조사에 공급하는 그래픽칩셋 가격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래픽카드 제조원가는 이전 대비 최저 8%에서 12%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WCCF테크는 "원가 하락 효과는 소매상에 공급된 기존 그래픽카드가 소진된 몇 주 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이더리움 채굴 방식 변화로 채굴 수요 감소 전망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채굴 방식 변화다.

지금까지는 이더리움 채굴을 위해 그래픽카드 연산 성능을 활용하는 '작업증명'(PoW) 방식이 쓰였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기존 소유하고 있는 이더리움 양에 비례해 보상을 받는 '지분증명'(PoS) 방식 전환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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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은 올 하반기부터 GPU 등 연산이 아닌 보유 이더리움 양에 따라 보상을 받는 '지분 증명' 방식으로 전환한다. (사진=이더리움 재단)

그래픽카드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채굴하던 현재와 달리 앞으로는 이더리움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반면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 채산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는 줄고 중고 제품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오는 2분기부터 새로운 노트북용 그래픽칩셋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며 데스크톱PC용 그래픽카드는 6월 경 투입할 전망이다. 이 시점까지 기존 그래픽카드 가격이 충분히 떨어진다면 '가격 대비 성능'으로 경쟁해야 하는 인텔에는 불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