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 주행 가능한 레이싱카'…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타보니

우라칸 모델 라인업 정점…모터스포츠서 터득한 노하우 '집약'

카테크입력 :2022/03/22 15:34    수정: 2022/03/22 15:37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

STO(Super Trofeo Omolagata)는 우라칸 모델 라인업 정점에 자리한 슈퍼 스포츠카다. 트랙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모터스포츠에 필요한 공기역학·경량기술을 적용하고 새로운 주행 모드와 F1 기술을 녹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더해 레이싱카에 필적할 만한 운동 성능을 발휘한다.

데이토나 랩타임은 일반 타이어 기준 1분48초86. 슬릭 타이어를 장착한 우라칸 GT3(1분46초40)보다 2초가량 느리다. 람보르기니는 "똑같이 슬릭 타이어를 끼우면 기록은 더 좁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람보르기니는 레이싱카 못지않은 로드카를 만들기 위해 프론트 스플리터, 쿨링 에어덕트, 에어 스쿱, 3단 수동 조절 리어 윙 등을 장착해 에어로다이내믹을 개선하고 다운포스를 높였다. 이 중 다운포스는 고속에서 최대 420kg에 달할 정도로 강하다. 전작인 퍼포만테와 비교하면 53% 증가했다. 차체를 누르는 힘이 세면 그립이 강해지고 덩달아 고속 안정성도 높아진다.

굴림 방식은 네바퀴가 아닌 뒷바퀴 굴림을 택했다. 중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외부 패널도 대부분 가벼운 탄소 섬유로 제작했고 일체형 차체도 적극 도입했다. 윈드실드 무게도 줄였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F1 기술을 접목한 브렘보 CCMR. 냉각 기능을 더해 내구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 부품이다. 프론트 390mm, 리어 360mm 디스크 구성으로 제동력이 상당히 강력하고 또 쉽게 지치지 않는다. 시속 100km에서 정지 상태까지 제동거리도 30m에 불과하다. 

새로운 주행 모드는 'STO-트로페오-피오자'로 꾸려진다. 스티어링 휠 바닥에 있는 친숙한 버튼을 눌러 바꿀 수 있다. 엔진, 배기, 하체 등이 설정을 바꾼다.

3단 수동 조절 리어 윙
STO-트로페오-피오자

STO는 조용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일반 도로(공도)나 굽잇길이 이어진 산길에서 쓰기 알맞다. 트로페오를 택하면 4천700rpm부터 야만적인 배기음을 발휘한다. 6천rpm, 7천rpm, 8천rpm…회전수를 높일수록 V10 엔진음은 증폭되고 패들을 당겨 기어를 바꾸는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히며 놀라운 가속을 선사한다. 슈퍼 스포츠카다운 극적인 주행 환경이다. 피오자는 젖은 노면에 최적화된 모드다.

V10 5.2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 출력 640마력, 최대 토크 57.7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신속·정확한 변속을 지원하는 7단 듀얼 클러치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힘을 뒷바퀴로 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초고 최고 속도도 시속 310km에 이른다.

핸들링은 놀랍도록 예리하고 선명하다. 차체를 누르는 프론트 스플리터와 영리한 자세제어장치 그리고 단단한 하체 덕분에 프론트 그립 역시 기대 이상으로 끈끈하다. 리어 휠 스티어링도 더해져 각이 깊은 굽잇길을 고속으로 진입·탈출할 수 있다. 불안하지 않다. 운전자 의도대로 움직인다. 오버스티어는 트로페오 모드부터 허용한다. 운전 실력이 뒷받침된다면 꽁무니를 날리며 짜릿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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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탄소 섬유로 제작한 도어 패널이다. 도어 핸들 대신 붉은 스트랩을 설치했다. 아래로 당겨 문을 열 수 있다. 시트는 레이스 스타일 버킷 시트다. 앞·뒤 위치와 등받이 각도 조절만 가능하다. 높낮이는 조절할 수 없다. 그래도 앉은 자세는 낮고 깊다. 착좌감도 꽤 편안하다. 컵홀더는 보이지 않는다. 프렁크 용량은 38리터다. 헬멧 보관용이다.

트랙 중심 슈퍼 스포츠카인 만큼 데일리카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단 하체가 너무 뻣뻣하다. 고속도로를 지날 때는 괜찮지만 도심·근교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요철과 과속 방지턱에 온 신경이 곤두선다. 쉽지 않은 시승이었다. 정기적으로 트랙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차다. 가격은 4억3천500만원이다.

문을 열 때 쓰는 붉은 스트랩
람보르기니 우라칸 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