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과 미디어텍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채택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99달러 이하(약 36만원)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고가는 퀄컴, 저가는 미디어텍을 탑재하는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칩은 전년보다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구글의 독자 칩 등장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은 '스냅드래곤', 미디어텍은 '디멘시티/헬리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하이실리콘은 '기린', 유니SOC는 '타이거'란 이름으로 AP를 공급한다. 애플 iOS 스마트폰은 독자칩 'A 시리즈'를 탑재한다.
퀄컴·미디어텍, 점유율 전년 보다 늘어…미디어텍, 플래그십 시장 확대
2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미디어텍은 46% 점유율로 1위, 퀄컴은 35%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미디어텍은 299달러 이하 스마트폰(도매가격) 시장에서 강세였다. 특히 99달러 이하 가격대는 LTE 스마트폰이 주도했으며, 미디어텍은 62% 점유율을 기록했다. 100~299달러(약 12만원~36만원) 가격대 스마트폰에서 미디어텍은 52% 점유율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디어텍은 5G 통신을 지원하는 '디멘시티 700', '디멘시티 800'을 공급하면서 5G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를 통해 리얼미,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은 200달러 이하 가격대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었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미드레인지급 스마트폰에서도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미디어텍은 300~499달러(약 36만원~60만원) 가격대 스마트폰에서 '디멘시티1100', '디멘시티1200' 공급을 통해 2020년 6% 점유율에서 지난해 24%로 4배 증가했다.
올해 미디어텍은 플래그십 시장에서도 10% 점유율을 기록며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디멘시티 9000'은 올해 500달러 이상(60만원 이상) 가격대의 오포, 비보, 샤오미 스마트폰에 탑재될 예정이다.
퀄컴은 지난해 '스냅드래곤 7' 시리즈', '스냅드래곤 8시리즈' 공급에 중점을 두면서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였다. 퀄컴은 지난해 '스냅드래곤 720G·778G·870' 공급을 통해 미드레인지급(300~499달러) 스마트폰에서 65%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53% 점유율에서 12%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500달러 이상 스마트폰에서도 스냅드래곤 888와 스냅드래곤8 1세대를 공급하며 2020년(41%) 보다 14%포인트 늘어난 55%를 기록했다.
삼성 엑시노스, 스마트폰 전 가격대에서 감소세...구글 첫 등장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지난해 모든 스마트폰 가격대에서 점유율이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중저가(100~299달러) 시장에서 2020년 17% 점유율에서 2021년 7%로 떨어졌고, 미드레인지급 시장에서는 2020년 13%에서 2021년 6%로 감소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중저가 폰 갤럭시A, F, M 일부 모델을 제조사개발생산(ODM)를 통해 설계를 맡기면서다. 삼성의 아웃소싱 업체는 엑시노스 대신 퀄컴, 미디어텍, 유니SOC 칩 사용을 늘렸다.
또 삼성전자 중급 및 고가 스마트폰이 신형을 출시할 때 엑시노스로 교체하는 비중이 감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단종되면서 엑시노스 물량이 줄었고, 폴더블폰 Z시리즈 전량에 스냅드래곤이 탑재되면서 추가 감소로 이어졌다. 더불어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S22 시리즈는 이전 시리즈 보다 엑시노스 탑재를 줄이고 스냅드래곤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500달러 이상(60만원 이상) 가격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등장이 눈에 띈다. 구글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6 시리즈에 처음으로 독자 칩 '텐서'를 탑재시켰다. 텐서는 삼성전자 커스텀SoC팀과 공동 개발한 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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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 중심으로 판매되는 구글 픽셀폰은 미국 내 점유율은 2%에 불과해 아직까지 '텐서' 칩 점유율은 미비하다. 그러나 구글이 플래그십 시장에서 스냅드래곤 대신 독자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한다. 구글은 지속적으로 독자칩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1위 미디어텍(33%), 2위 퀄컴(30%), 3위 애플(21%), 4위 유니SOC(11%), 5위 삼성전자(4%), 6위 하이실리콘(1%) 순으로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