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AP 점유율 또 감소…5위로 밀려나

미디어텍, 퀄컴 제치고 점유율 1위 유지

홈&모바일입력 :2022/03/02 13:03    수정: 2022/03/02 13:18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AP 브랜드인 엑시노스가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모바일 AP는 데이터 연산, 통신 등을 담당하며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에 속한다.

엑시노스 2200(사진=삼성전자)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2020년 4분기 점유율 7%과 비교해 3%포인트(P) 감소한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만 하더라도 전세계 스마트폰 AP 점유율에서 14%대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애플을 앞지르고 3위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2020년 4분기 7%로 떨어졌고, 2021년 3분기 5%로 내려갔다. 가장 최근인 2021년 4분기 점유율은 4%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AP 순위는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4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인소싱과 중국 ODM 아웃소싱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전략을 다시 재정비하면서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이 4% 그쳤다"라며 "그 결과 미디어텍과 퀄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포트폴리오에서 중가 4G, 5G부터 플래그십 모델까지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는 자사 AP 엑시노스뿐 아니라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AP를 공급받는다.

2021년 4분기 모바일 AP 점유율(자료=카운터포인트)

그동안 삼성전자의 AP 점유율 감소의 요인은 미국의 화웨이의 제재 영향으로 미디어텍이 수혜를 입고 점유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주로 공략해 왔다. 그 결과 미디어텍은 2020년 3분기 처음으로 퀄컴을 제치고 AP 점유율 1위에 올라섰으며, 2021년 2분기에는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절반에 가까운 시장을 차지한 셈이다.

퀄컴은 순위에서는 2위지만 꾸준히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4분기 30%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2020년 4분기(23%)와 비교해 7%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디어텍은 33%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전년(37%) 보다 4%포인트 감소했다. 애플은 21% 점유율로 3위다.

올해 미디어텍은 다시 AP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 가이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아시아, 중동아프리카, 남미지역에서 5G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LTE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미디어텍은 올해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스마트폰용 플래그십 AP '디멘시티 9000' 공급이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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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AP 점유율 반등이 불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4년 이후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시리즈에 출시 국가별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구분해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2월 출시된 갤럭시S22에는 스냅드래곤이 더 많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엑시노스는 주로 내수용과 유럽, 인도 출시용 갤럭시S에 탑재됐으나, 이번에는 유럽형 모델에만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A73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AP가 탑재되고, 갤럭시A33에는 미디어텍 AP가 탑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