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국 "구글·메타 온라인 광고 반독점행위 조사"

2018년 제다이 블루 협약이 대상…"광고기술 경쟁 않는 대신 특별 대우"

인터넷입력 :2022/03/12 08:3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과 영국이 구글과 메타 간의 온라인 광고 거래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고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두 회사가 2018년 9월 체결한 ‘제다이 블루’ 합의다. 

당시 계약에서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은 온라인 광고 기술 시장에서 구글과 경쟁하지 않는 대신 특별 대우를 받기로 했다. 이 부분이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경쟁을 방해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 EU와 영국 규제 당국의 판단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선다 피차이 구글 CEO.

EU과 영국 규제 당국은 두 회사의 이런 계약이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경쟁을 방해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의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영국 경쟁시장국의 안드레다 코스첼리 국장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구글이 메타와 팀을 이뤄서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들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U와 영국 규제 당국은 특히 두 회사가 동시에 여러 곳에 광고를 판매할 수 있는 ‘헤더 비딩 서비스’ 채택을 방해하거나 제한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반독점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제다이 블루 협약을 통해 두 회사는 구글의 오픈 비딩과 경쟁하는 기술을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에서 퇴출시키려고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 미국 검찰도 2020년 12월 제소…두 IT 강자 짬짜미 드러나 

구글과 페이스북 간의 광고 밀약은 지난 2020년 12월 텍사스 주를 비롯한 미국 10개 주 검찰이 제소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당시 소장에 따르면 구글과 페이스북은 2018년 9월 제다이 블루 협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골자는 페이스북이 구글과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는 대신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 무렵 페이스북은 “헤더 입찰(header bidding)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헤더입찰이란 광고 퍼블리셔가 ‘공정하고 개방된 방식으로’ 광고 인벤토리에 대해 경매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사진=씨넷

그러자 구글이 페이스북에 특별 대우를 약속하는 제안을 하게 된다. 구글이 운영하는 GDN(Google Display Network)을 계속 이용할 경우 특별 대우를 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이 계약을 체결한 이후 페이스북은 ‘헤더 입찰’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

당시 구글은 페이스북과의 계약을 ‘제다이 블루’라고 불렀다. 제다이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캐릭터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부위원장. (사진=유럽연합)

문제는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이런 계약이 반독점 조사 대상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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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두 회사 계약 문건에는 “어떠한 형태의 반독점 조사에서 서로 협력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이번 합의와 관련해 정부와 대화를 할 경우엔 상대방에게 즉시 통보한다”는 조항도 있다.

두 회사 합의 문건에는 ‘반독점’이란 단어가 20회 이상 거론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