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독점 삼각편대' 완성…구글·아마존 떨고 있나

바이든, 법무부 반독점국장에 '구글의 적' 조나단 칸터 지명

인터넷입력 :2021/07/21 10:23    수정: 2021/07/21 13:5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에서 대형 합병이 성사될 때면 반드시 등장하는 기관이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이다. 두 기관은 합병이 소비자 이익과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FTC는 소비자 이익, 법무부 반독점국은 시장 경쟁에 좀 더 무게를 두는 점이 다르다. 법무부 반독점국은 미국 정부가 대형 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때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사진=씨넷)

■ 조나단 칸터, 리나 칸 FTC 위원장·팀 우 NEC 위원장과 호흡 맞출듯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구글의 적’으로 꼽히는 조나단 칸터 변호사를 법무부 반독점 국장으로 지명했다. 칸터 지명자는 상원에서 인준을 받는대로 바로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조나단 칸터는 ‘아마존 저격수’로 유명한 리나 칸 FTC 위원장과 함께 미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정책을 진두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들은 국가경제위원회(NEC)에 합류한 ‘망중립성 창시자’ 팀 우와 함께 미국 행정부의 반독점 정책 삼각편대를 형성하게 됐다.

미국 반독점 삼각편대. 왼쪽부터 조나단 칸터, 리나 칸, 그리고 팀 우.

칸터가 법무부 반독점국장에 지명된 것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 정부의 최근 행보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의회와 보조를 맞추면서 거대 IT 기업, 특히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방해 행위 규제에 공을 쏟고 있다.

법무부 반독점국은 FTC와 함께 이 작업을 직접 수행하게 된다. 

그 뿐 아니다. 법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 시절 구글의 독점적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칸터가 반독점 국장에 임명될 경우 이 문제를 어떻게 진행할 지 결정해야 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조나단 칸터는 그 동안 규제 기관들이 거대 IT기업에 대해 독점금지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런 규제 실패 때문에 중소기업과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해 왔다.

잘 아는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역임했다. 소셜 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해선 상당히 친화적인 관점을 보였다.

하지만 조 바이든은 다르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플랫폼 사업자들의 책임성과 규제에 강한 입장을 견지했다. 최근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을 강조한 통신품위법 203조 개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나단 칸터와 리나 칸, 그리고 팀 우로 구성된 ‘반독점 삼각편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신념을 실현하는 전위대 역할을 할 전망이다.

■ '망중립성 대부' 팀 우 vs '아마존 저격수' 리나 칸 vs '구글의 적' 조나단 칸터 

셋은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을 갖고 있다. 팀 우는 통신 시장 전문가다. 반면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란 논문으로 유명한 리나 칸은 100년 전 제정된 ‘독점금지법’이 21세기 들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방해 행위에 누구보다 정통한 편이다.

칸터는 ‘구글 저격수’다. 반독점 소송 전문 변호사로 옐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대리해 구글과 소송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FTC 경쟁국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상원 법사위원장인 에이미 클로버샤 의원은 “조나단 칸터는 수 년 동안 연방, 주, 국제 경쟁 당국이 독점 기업에 대해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도록 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클로버샤는 특히 깊이 있는 법률 경험과 적극적 행동을 옹호해온 이력 등을 감안하면 법무부 반독점국장으로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거대 IT 기업 분할을 요구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이번 지명은 노동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놀라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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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칸터는 리나 칸, 팀 우와 함께 앞으로 미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정책을 이끌게 된다.

과연 이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국 의회와 호흡을 맞추면서 거대 IT 기업의 경쟁 방해 행위를 잘 규제할 수 있을까? 이 질문 속에 ‘마지막 퍼즐’인 조나단 칸터 지명이 관심을 끄는 이유가 담겨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