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겨냥한 독점금지법 5개가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선택 및 혁신온라인법’을 통과시키면서 5개 규제법안을 인준했다.
하원 법사위원회는 격론 끝에 ‘미국 선택 및 혁신온라인법’을 24대 20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사 콘텐츠를 우대하거나 경쟁사 콘텐츠에 불이익을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써 23일 오전 시작된 법사위원회는 하루를 넘겨 24일 아침 일찍 종료됐다. 합의가 늦어진 것은 공화당 의원들 뿐 아니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까지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수정안을 요구한 때문이다.
미국 하원은 이달 초 ▲미국 혁신 및 선택 온라인법 ▲플랫폼 경쟁 및 기회법 ▲플랫폼독점종식법 ▲호환성 및 경쟁증진법 ▲합병수수료 현대화법 등 5개 법안을 동시 상정했다.
이 법들 외에도 각주 검찰이 자신들이 선택한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법안도 함께 논의했다.
하루 종일 격론 끝에 속속 통과…애플 등은 거센 로비
23일 시작된 법사위원회는 비교적 논란이 적었던 ‘합병수수료현대화법’과 각주 검찰의 반독점 소송 관할권 부여 관련 법부터 먼저 통과시켰다.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용자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으로 쉽게 옮길 수 있도록 한 ‘호환성 및 경쟁증진법’은 23일 오후 늦게 통과됐다. 특히 이 법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거대 IT 기업들마다 맞춤형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줬다.
하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이 최종 확정되기 위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 우선 해당 법들은 하원 전체 회의에서도 인준을 받아야 한다.
법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회의를 재개한 뒤 플랫폼 독점 관련 마지막 법을 심의할 예정이다.
특히 플랫폼독점종식법 등은 규정을 위반한 거대 IT 기업들을 분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애플, 구글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에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의회의 행보에 맞춰 바이든 행정부가 거대 IT 기업과의 전쟁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아마존을 비롯한 거대 IT 기업 독점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리나 칸을 FTC 의장에 임명하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의회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구글, 애플 등도 만만찮은 반격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법안을 무산하기 위해 대대적인 로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구글은 의원들에게 좀 더 많은 토론을 촉구하면서 법안 처리를 미루도록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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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크 아이사코위츠 부사장은 “미국 소비자와 중소 기업들은 이번 법안들이 자신들이 선호하던 많은 서비스를 분할하는 방식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면서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훼손하고 중소기업들이 소비자들과 연결하는 방식에 피해를 입힐 것이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앱스토어 바깥에서 앱을 다운받는 것을 허용하도록 하는 ‘미국 선택 및 혁신온라인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애플은 법 규정대로 될 경우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약화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