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사이버공간에서 러시아와 싸울 IT 전사를 공개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IT군을 만들고 있고, 디지털인재가 필요하다"며 자원을 요청했다.
이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정부가 사이버전을 위한 IT 전문가를 공개 모집한 것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이버보안업체 창업자 예고르 아우셰프를 통해 해커 커뮤니티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페도르프 부총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IT 군의 모든 작전 과제는 프라이버시 메신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부여될 예정이다.
텔레그램 채널에는 이미 타깃으로 보이는 러시아 주요 웹사이트 31개 목록이 게시됐다. 목록에는 러시아 가스생산 업체 가스프롬, 석유 생산 업체 루크오일, 검색 엔진 업체 얀덱스, 일부 정부 기관과 3개 은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IT 군 공개 모집은 최근 우크라이나 주요 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심화되면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보안회사 ESET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우크라이나에서 데이터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악성코드가 유포돼, 정부 기관과 금융 기업을 포함한 수 백대의 시스템이 영향을 받았다.
공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이뤄진 만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해커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IT군 창설과 함께 사이버전쟁에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익명의 국제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도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러시아와 사이버전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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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격 주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날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의 웹사이트는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으로 보이는 사이버 공격을 받아 마비됐다. 또, 러시아 연방 하원과 국방부 웹사이트도 다운됐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날 국영통신사 TASS를 통해 "크렘린궁 웹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 (웹사이트) 중단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어나니머스에 의한 공격으로 크렘린궁 사이트가 마비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