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래픽칩(GPU) 설계 업체 엔비디아가 내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이 사이버 안보에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 발생한 사건이라 사건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25일(현지시간) "(해킹) 사고를 조사 중"이라는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고 더버지, 테크크런치 등 IT 전문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같은 날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취재원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네트워크 침입을 통한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으로 지난 이틀간 회사 내부 시스템인 개발자 도구와 이메일 시스템이 완전히 손상됐다고 했다. 다만, 이번 사고로 데이터를 도난당하거나 삭제 당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텔레그래프 보도 직후 사이버 공격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피해 정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헥터 마리네즈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 대해 "우리의 사업과 영업활동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며, "아직 사고의 성격과 범위를 평가하는 중이라 추가로 공유할 정보는 없다"고 했다.
이번 공격을 놓고 블룸버그는 정통한 취재원을 인용해 "경미한 랜섬웨어 공격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있는지 여부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이버 안보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리 기업과 핵심 기반시설 대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한다면, 우리는 맞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미국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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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번 공격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추측하는 보도도 나왔지만, 주장을 뒷받침 할 정보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편,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업체 Arm을 800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국·영국의 경쟁 당국과 반도체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7일 이사회 회의를 통해 인수 포기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