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대(對) 러시아 사이버전을 시작한 지 하루만에 공격 타깃으로 삼은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를 마비시키고 데이터베이스(DB)를 탈취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지디넷 등 IT전문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저녁 어나니머스가 자신들이 러시아 국방부 사이트에서 탈취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DB를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어나니머스는 정치적·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킹을 하는 핵티비스트(해커와 행동주의자의 합성어) 그룹이다. 북한 고려항공 및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해킹,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어나니머스 측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사이트에 대한 공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4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이후 단 몇 시간 만에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를 마비시켰고, 웹사이트에서 DB를 유출했다는 트윗을 연속으로 게시했다.
어나니머스가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에서 빼낸 DB는 로그인 정보로 공무원들의 이메일, 비밀번호, 전화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의 사이버전 참전은 러시아 군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 세계 해커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이후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기반을 둔 한 사이버 보안 업체의 공동 설립자인 예고르 아우셰프는 지난 24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국방부 고위 관리로부터 해킹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게시해 달라고 요청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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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편에선 해커 그룹만 있는 것은 아니다. 랜섬웨어 조직인 콘티와 쿠핑프로젝트는 러시아 정부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배포했다.
콘티 측은 블로그를 통해 "누구라도 러시아에 대해 사이버공격이나 전쟁 활동을 조직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가능한 모든 자원을 사용해 적의 주요 기반시설에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