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의료데이터 보험사 제공 심의 고의 연기 아냐"

이해당사자 순차 간담회 제안…의견수렴 통해 돌파구 모색

헬스케어입력 :2022/02/04 14:45    수정: 2022/02/04 14:56

한화생명의 의료데이터 제공 요청 심의가 또 연기됐다. 일각에서 ‘무기한 연기’라는 말도 나오는 상황에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순차 간담회를 통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당초 ‘무기한 심의 연기’ 주장이 나온 배경은 건보공단 국민건강정보 자료제공심의위원회(자료제공심의위)가 심의 소집을 취소하며 한화생명에 향후 일정을 알리지 않은 것과 연관이 깊다.

앞서 건보공단은 지난달 11일 한화생명이 요청한 의료데이터 제공 요청 건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고, 재심의를 위해 같은달 25일 다시 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 등을 이유로 돌연 취소했다.

이후 오는 8일 심의가 다시 열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기한 없이 연기되고, 대신 이해당사자 순차 간담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 심의 소집 취소 이후 별도 통지를 받지 않았다”며 “당시 ‘2주 정도 심의가 미뤄지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후에 전혀 들은 이야기가 없고, (건보공단이) 언젠가 (심의를) 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해온 것으로 안다”며 “무기한 연기 및 대선 이후 재개 등의 주장은 우리가 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대선 이후에 심의를 재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의를 미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진=건보공단)

전달 25일 심의 소집 취소 당시 자료제공심의위는 해당 안건에 대해 의견수렴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의견수렴 이야기 자체가 없었다”면서 “최근 건보공단 쪽에서 간담회를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입자·공급자·보험사·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별 순차 간담회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후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공단이 심의를 고의적으로 늦출 이유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서둘러 잡으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며 “이해당사자 합의안 없이 심의 진행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이 요청한 의료데이터는 2002년~2019년 건강보험 가입자 모집단 2%의 비식별된 표본이다. 여기에는 ▲장애 ▲사망 ▲진료 ▲건강검진 ▲요양기관 현황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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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자료제공심의위가 지적한 부분을 보완했다”면서 “(요청한 의료데이터는) 가명정보라 개인을 특정할 위험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등은 반대 입장이지만, 우린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건보공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해 한화생명을 비롯한 6개 생보사가 연구 목적의 의료데이터 제공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자료제공심의위가 미승인 결론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화생명이 다시 심의위의 지적사항을 보강해 재신청을 했고, 승인이 유력한 상황에서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건보공단이 심의 소집을 번복하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