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플법 등 플랫폼 규제 필요할까...李 "찬성" vs 尹 "재검토"

배달 시장 개선 필요성엔 한 목소리

인터넷입력 :2022/01/30 09:53    수정: 2022/01/30 09:55

최다래, 김성현 기자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사업자 규제를 골자로 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국회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겨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온플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은 플랫폼 규제 필요성과 적절한 규제 수단을 제로베이스에서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20조원 규모로 성장한 배달 시장 내 이륜차(오토바이) 안전 문제를 두고, 두 후보는 전면 번호판 부착이 필요하다며 공통된 입장을 내비쳤다. 이재명 후보는 민간이 주도하는 배달앱 시장에 '공공배달앱'으로 변화를 주겠다는 의견도 드러냈다.

■ 이재명 "온플법 추진" vs 윤석열 "규제 능사 아냐...제로베이스서 검토"

온플법은 크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안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과,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방송통신위원회 지원)으로 분류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금지하기 위해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 표준계약서를 의무화 하는 등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지나친 사전 규제로 인터넷 기업 성장을 막고, 국내 기업만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현재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이재명 후보는 온플법 찬성 입장을 밝히며, 플랫폼 규제 찬성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플랫폼 시장 속 ‘을’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며 “온라인플랫폼 시장에 공정한 질서를 마련하겠다.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즉각 제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앞서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코로나 이후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온라인 플랫폼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 문제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정 규모 이상 온라인 플랫폼이 부과하는 모든 수수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다. 공개 대상은 온플법 적용 대상 플랫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ICT코리아 추진본부’ 김성태 본부장은 26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서면 질의응답을 통해 “(플랫폼) 규제 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다”라며 이해관계자와 의견을 모아 제로베이스에서 신속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온플법 등 법안이 발의됐으나 논란 지속 끝에 지난해 말 통과가 유예됐다”면서 “논란이 컸던 이유는 플랫폼 규제 필요성 여부, 적절한 규제 수단에 관해 충분한 연구와 논의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진 과정에서 부처 간 규제 관할권 문제 등 본질에서 벗어난 혼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 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이익 증진을 위한 자발적 단체 결성은 좋지만, 독립적 사업자들에 단체 교섭권까지 부여할 경우 부작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며 “자율규제, 규제입법 등을 포함해 어떤 수단이 가장 유효할지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모아 제로베이스에서 신속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8일 서울시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차기 대통령 디지털혁신 방향'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플랫폼에 관한 기본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는 사회 발전에 있어 플랫폼 기업의 리더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독과점·노동 문제는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정부부처와 산업계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온플법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플랫폼의 독과점으로 인해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과 플랫폼으로부터 일감을 받는 사람이 부당하게 피해를 보고, 플랫폼 기업이 지대추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윤 후보는 “플랫폼이라는 것은 혁신의 하나로, 사회 전체 발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는 말로 플랫폼 기업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경제·사회적 역할을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플랫폼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과점 문제,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시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여러 플랫폼 사업 가운데, 배달 시장은 근래 가장 급성장한 분야다. 단,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 비용과 오토바이 소음, 안전 문제 등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두 후보는 안전한 배달 문화 정착을 위해,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전면 번호판만 인식하는 무인 단속 장비 허점 악용을 막고, 안전운전을 유도할 것”이라며 “스티커·세로형 번호판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륜차 소음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단속 기준을 높이고, 소음기 제거 등 불법 튜닝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기 이륜차를 조기 확대하고, 내연기관 이륜차 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번호판 부착 비용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소음을 일으키는 배달 오토바이를 2030년까지 전기 이륜차로 전면 전환하겠단 계획이다.

윤석열 후보도 같은 생각이다. 윤 후보는 지난 23일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서 국민이 제안한 1천500여건 정책 중 4가지를 실제 공약으로 내놨다. 30대 회사원 신효섭씨는 '오토바이 교통안전 강화' 정책을 제안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신씨는 "배달시장이 커지고, 오토바이 운전자가 증가해 편리하게 집에서 많은 걸 누릴 수 있게 됐지만, 골목과 도로에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위험에 노출됐다”며 “올바른 운전문화가 정착돼 안타까운 사고가 없고, 모두가 불편함이 없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제안 취지를 전했다.

윤 후보는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영업용 이륜차부터 번호판 전면부착을 의무화하고, 폐쇄회로(CC)TV 또는 운행기록장치를 설치하면 보험료를 대폭 할인해주는 형태로 향후 제도화한다고 밝혔다. 불법 이륜차 난폭운전과 신호 위반 등 교통법규 위반을 막아 교통사고를 줄이고, 국민 안전을 확보하겠단 방향이다.

이재명 후보는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을 중심으로 형성한 배달앱 시장에 입김을 넣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선보이는 등 배달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정부 역할을 두고, 이 후보는 “혁신과 창의가 온전히 발현하게끔 자유로운 경쟁의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배민이 공공 배달앱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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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앱 활성화로, 민간과 시장을 함께 이끌어 간다는 게 이 후보 방향. 그는 "대통령이 되면, 배달특급을 전국화할 것"이라며 "인프라를 만들고, 관리만 하면 (공공배달앱 유지) 비용이 거의 안 든다"고 지난 24일 지역 상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또, "수수료는 1%만 내면 된다. 다른 곳은 10%다"라며 "배민 등 민간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 상호경쟁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