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올해도 쑥쑥 성장...규제 강화에 몸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의 위상을 지키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비대면 서비스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해인 것은 분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인사 문제가 있었고,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 강화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봤다.

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한 네이버

네이버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검색 광고의 탄탄함과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등 전 분야의 고른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글로벌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또 하나의 동력이 돼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특히 물류와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을 활발히 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국내 기업과 손잡고 유통과 물류 분야에서 외형을 확장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과 협업을 시작한 네이버는 올해 7월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를 출범시키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물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주문량을 예측하고, 물류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에서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올해 3월에는 신세계그룹과 온라인 유통 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 장보기에는 이마트가 입점돼 있어 이마트 상품을 쉽게 주문할 수 있다.

글로벌 진출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먼저 지난 3월 1일 네이버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으로 일본 최대 규모 빅테크 기업인 A홀딩스가 출범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이 합쳐져 AI와 빅테이터, 포털, 전자상거래 사업이 통합되고,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스토어를 일본에 출시해 커머스 분야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 했다. 아직 베타 테스트 중이지만, 한국에서 성공한 모델인 스마트스토어를 라인과 함께 일본에 도입해 일본 중소상공인들을 끌여들이려는 전략이다.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며 북미와 영미권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가겠다는 목표도 분명히 했다. 올해 5월 왓패드 인수 완료 이후로 네이버 웹툰과 연계 모델을 구축해 나가며 슈퍼IP 발굴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네이버 손자회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일본 전자책 회사인 이북이니셔티브 재팬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일본 온라인 망가 1등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호재 많았던 카카오...계열사 IPO도 속속 진행

카카오 또한 지난해에 크게 성장했다. 한때 카카오는 네이버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만큼 주식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톡 광고 사업 등 톡비즈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고, 콘텐츠와 핀테크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3분기에는 처음으로 네이버의 분기 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액면분할을 통해 투자 부담을 낮춰 소액 주주(카카오 주주 수는 총 200만명)를 유입하는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지난 7월 상장했고, 카카오뱅크와 함께 시가총액 15위 안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회사를 쪼개고 또 합치는 작업을 계속했다. 지난 3월에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을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다. 그 후 카카오엔터는 분사한 멜론컴퍼니를 품어 합병 절차를 완료하고 스토리와 뮤직, 미디어를 중심으로 통합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음하려고 하고 있다.

투자와 인수도 활발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인수하면서 선물하기를 제외하고 다소 약했던 이커머스 분야를 강화했고, 해외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차례로 인수하기도 했다. 북미 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에도 진출을 선언하며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의료 빅데이터 기업인 휴먼스케이프에 투자해 지분을 20% 확보했다.

김범수 의장의 활약도 돋보였다. 김 의장은 올해 초 재산 절반 이상을 환원한다는 서약을 했다.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더기빙플레지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올해 초에는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는 등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성장한 만큼 진통 컸던 네이버-카카오...규제 발목 여전

성장만큼 진통도 컸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 5월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가해 임직원을 해임했다. 그 후로 네이버는 꾸준히 올해 연말까지 조직문화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고, 새로운 조직 체계를 구성해 경영 쇄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는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내년 3월을 끝으로 물러나기로 했고, 새 대표로 81년생인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가 내정됐다. 최수연 책임리더는 네이버 트랜지션 TF에서 차기 글로벌 경영 계획과 인사쇄신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정감사에서는 소상공인과의 협력 이슈와 직장내 갑질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에서 발생한 괴롭힘 사건들과 관련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GIO는 소상공인과의 협력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글로벌 플랫폼과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회도 힘써달라는 주문과 함께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도 약속했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부터 카카오를 이끌어나갈 수장을 바꿨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합류해 여민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끈다.

그동안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카카오는 국감장에 여러차례 증인으로 출석해 해명해야 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계열사 대표들과 모여 소상공인과 상생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