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해외시장으로 번진 콘텐츠 전쟁

지식재산권(IP)·이용자 확보 '전념'…네이버 '영상화' vs 카카오 '현지화'

인터넷입력 :2021/09/13 18:19    수정: 2021/09/13 19:03

네이버, 카카오 웹툰·웹소설이 글로벌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경쟁의 장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는 공통으로 플랫폼 인수를 통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각각 영상화, 현지화 작업에 힘을 실으며 해외 이용자를 유입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웹툰은 각각 프랑스, 태국 시장에서 매출·다운로드 수 1위에 올랐다. 네이버웹툰은 재작년 프랑스 시장에 진출, 이어 작년 11월부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태국 시장 진출 3개월 만에 현지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웹툰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네이버 '라인망가' '라인웹툰' vs 카카오 '픽코마'

현재 네이버는 미국,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등 전 세계 100여개국에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월간이용자수는 1억6천700만명.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8천억원을 웃돈다. 2013년 일본에 ‘라인망가’를, 이듬해 미국, 동남아시아 권역에 ‘라인웹툰’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견고히 해왔다.

카카오는 다음 웹툰으로 내실을 다져온 뒤 2016년 ‘픽코마’로 뒤늦게 일본 시장 문을 두드렸다. 금세 일본 독자를 사로잡았다. 세로 스크롤 바탕의 웹툰 콘텐츠와 종이 만화를 디지털화한 이원화 전략이 통했다. 픽코마는 지난해 7월부터 일본 만화 앱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일 최대 열람자수는 448만6천186명에 달한다.

[전략①] 네이버 "지식재산권 확보, 영상화 프로젝트 등"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및 일본, 미국 등에 퍼져있던 웹툰 사업 관련 자회사를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로 통합했다. 본사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뒀다. 올 초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최근엔 국내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인수했다.

현지 콘텐츠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CANVAS’를 구축해 해외 아마추어 작가를 양성하고, 수시로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글로벌 IP를 발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 진행한 프랑스 공모전에선 1천200개 작품이, 그해 7월부터 3개월간 실시한 스페인어 서비스 공모전엔 4천개 이상 작품이 응모됐다.

양질의 IP를 지속해서 확보하며 해외 시장 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행보다. 기반은 다져졌다. 네이버는 왓패드 영상 스튜디오와 네이버웹툰을 합쳐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 웹툰-웹소설-영상을 아우를 만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웹툰·웹소설 영상화를 가속해 해외 독자들을 유입하겠단 공략이다.

올해 총 180개 영상 IP를 제작할 예정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설립 후 할리우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현재 굵직한 기업과 제휴를 맺거나 협업이 예정됐다고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업해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도 밝혔다. DC코믹스와 합작한 ‘배트맨: 웨인 패밀리 어드벤처’을 최근 선보였다. 하이브와 손잡고, 그룹 BTS(방탄소년단) 웹툰도 제작할 방침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전략②] 카카오 "현지화 작업 노하우…연내 북미·유럽 진출"

카카오는 픽코마를 단단히 하고, 여기에 카카오웹툰을 적극 활용해 연내 북미·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엔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북미 웹툰, 웹소설 플랫폼 타파스, 래디쉬를 각각 인수했다. 일본 시장 성공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 저변을 넓혀가겠다는 움직임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카카오만의 차별화된 현지화 작업이다. 카카오는 해외 시장에 작품을 수출할 때 프리랜서 번역가나 외주를 맡기지 않고, 본사와 각 지사별 번역·로컬라이즈팀에서 내부 번역 시스템을 활용한다. 해외 전담팀 인력만 100명을 웃돈다.

픽코마 역시 카카오재팬, 카카오엔터 내 일본사업-로컬라이즈팀과 상생관계를 구축해 일본 독자들에게 초점을 둔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국 정서와 문화를 고려해 글로벌 시장에서 IP 가치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단 것이다.

관련기사

태국 시장에서의 흥행몰이도 이런 과정이 뒷받침됐다. 카카오웹툰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자, 현지 번역 인력 25명을 두고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던 것. 카카오웹툰은 태국에 따로 법인을 두고, 매월 20여편 웹툰을 새롭게 선보여 연내 200편을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8천500여개 프리미엄 IP, 국내 유수의 복수 기업과 네트워크망을 형성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내실을 다졌다”며 “매년 1천억원가량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했다. 창작자들과 글로벌 독자들 사이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