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 디지털우주, 로보 사피엔스 휴먼증강, 디지털로 해결하는 ESG, 혁신과 상생의 플랫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2022년 ICT 10대 이슈로 이 같은 키워드를 꼽았다. 지난해 데이터 경제, 온택트 등이 새로운 키워드였다면 내년 화두로는 메타버스와 ESG 등이 떠올랐다.
문형돈 IITP 기술정책단장은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한상공회의에서 개최한 ‘2022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에는 디지털 혁신 지형을 빠르게 바꾸는 해가 될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디지털 대전환을 넘어 더 큰 전환이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위드 코로나 시대에 꼽은 디지털 대전환의 주요 키워드가 내년 ICT를 관통하는 이슈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IITP는 문헌 조사와 설문을 거쳐 50개 안팎의 후보를 꼽은 뒤 종사자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메타버스,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디지털우주, 클라우드, 휴먼증강, 모빌리티 ESG, 플랫폼, 패권경쟁 등을 내년도 ICT 10대 이슈로 선정했다.
■ 웹3.0 메타버스...가상 경제의 본격적인 확산
지난해 꼽은 10대 이슈에 들지도 않았던 메타버스는 내년 10대 이슈에서 가장 먼저 꼽혔다. ICT 업계 전반의 최대 화두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IITP는 메타버스를 두고 가상 경제의 본격적인 확산을 촉진하는 웹 3.0 기술로 표현했다.
문형돈 단장은 “1990년대 익스플로러와 넷스케이프처럼 인터넷을 통한 웹 1.0 시대에는 정보연결이 주였고, 2000년대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꼽히는 SNS는 웹 2.0 시대로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회변화와 5G, AR, VR, 클라우드 기술발전에 따라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웹 3.0 메타버스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사례로 메타버스는 게임이 꼽히지만 국민 새활과 공공 행정 분야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 전망포인트로 꼽혔다. 또 대체불가토큰(NFT)이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가상 경제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 디지털 경제 핵심 인프라는 네트워크
상용 서비스 2년을 맞이한 5G를 중심으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나아가 5G 이후의 통신 기술까지 조망받으면서 네트워크는 빠지지 않는 ICT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5G 네트워크는 개방형 무선접속(OPEN RAN)을 통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과기정통부가 활성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5G 특화망도 중요 포인트다.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인 이통 3사 외에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5G의 사업모델이 다양해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이 5G를 넘어 6G 개발 경쟁에 뛰어들면서 차세대 네트워크의 실체에 한발 다가서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 사람 수준의 인공지능
알파고 쇼크을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 담론 속에서 빠지지 않는 인공지능이 세번째 이슈로 꼽혔다.
‘디지털 경제의 조타수’라는 표현이 붙은 점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문 단장은 “인공지능의 전문화와 보편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인간 역량을 뛰어넘는 초거대 모델을 통한 전문화와 로코드 열풍에 따른 기술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보편화 방향을 걷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진짜 사람같은 디지털 휴먼이 마케팅 영역으로 활동하게 되고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 휴먼이 일상 전반에 배치되는 사회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디지털 기술로 열리는 우주시대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우주 분야가 ICT 이슈에 꼽힌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우주 산업은 발사체 기술이 중요하게 거론되지만, 실제 그 안을 들여다보면 디지털 신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을 주목할 부분이다.
예컨대 발사체 개발에는 디지털 트윈과 3D 프린팅 기술이 필수로 쓰이고, 탑재체에는 디지털 송수신 기술과 자율통신, 군입운용이 쓰이기 때문이다. 또 관제 기술에도 트윈 기반 위성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 기반 위성 이미지 분석 서비스가 활용된다.
우주 통신도 주목할 부분이다.
문 단장은 “스페이스넷 선점을 위한 양보없는 레이스가 시작된다”며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아마존의 카이퍼가 대표적인 사례고 국내에서도 한화시스템과 한컴싱스페이스가 위성통신기술에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 클라우드 MUST 시대
디지털 대전환은 시대를 관통하는 단어로 불린다. 그런 가운데 클라우드가 없이는 디지털 대전환이 없다는 게 IITP의 분석이다.
클라우드의 분산화가 우선 강력하게 예상된다.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 처리 부하와 서비스 지연, 비싼 구축비용 등으로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데이터 저장의 로컬화, 데이터 처리의 분업화, 데이터 이동의 최소화 등 분산 클라우드가 뜬다는 것이다.
또 네트워크 종단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컴퓨팅도 분산 클라우드의 대표적인 사례다.
■ 인간과 로봇의 공존
로봇은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에 속하지 않는다. 인간과 로봇,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휴먼증강 시대가 도달했다는 뜻이다.
특히 인간을 닮은 로봇을 뜻하는 휴머노이드가 등장하고, 로봇을 닮은 인간을 구현할 수 있는 웨어러블이 일상화된다는 설명이다.
문 단장은 “휴머노이드의 실용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간을 대신해 극한환경에서 활동하고 딥러닝을 통해 더 똑똑해지고 인간과 협력을 통해 현실 적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스마트 글라스, 스마트 워치,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을 닮은 인간을 뜻하는 휴먼 증강이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모빌리티도 이제는 SW다
소프트웨어를 더한 모빌리티 생태계가 내년 ICT 10대 이슈에 포함됐다. 단순 모빌리티가 아니라 전기전동화에 이어 SW를 더한 혁신을 더해 봐야 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SW를 품은 전기차는 단순히 새로운 에너지를 활용하는 자동차를 넘어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자율주행의 발전을 위해서도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주요 기반으로 꼽혔다.
■ ESG, 디지털로 해결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나서는 ESG가 디지털 분야에서도 빠질 수 없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디지털은 ESG를 실현할 도구로 지목됐다.
ESG 가운데 환경(E) 분야에서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이 탄소중립이다. 이때 탄소 중림의 대안은 디지털 기반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또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그린 디지털이 중요한 과제로 꼽히기도 했다.
디지털의 일상화 시대에 기업의 디지털 책임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점도 ESG 관점에서 고민할 부분이다. 데이터 편향 오류 가능성의 문제로 홍역을 치룬 이루다 사태처럼 기업들의 디지털 책임(CDR) 논의가 확산될 것이란 게 IITP의 분석이다.
■ 규제 종용받는 플랫폼, 혁신 상생 시험대
플랫폼도 최근 ICT 화두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 주로 일부 정부부처에서 추진하는 규제 이슈에 함몰돼 있지만, 플랫폼 기업이 이를 넘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란 점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규제 논의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혁신을 촉진하는 최소 규제로 소비자 이익이 제대로 우선될 수 있는지 여부와 투자가 혁신을 뛰어넘는 순환고리가 단절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망을 깊게 고민할 부분으로 남겼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디지털세 도입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조세경쟁이나 조세회피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또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세 영향력을 부목할 부분이다.
■ 기술패권이 세계 지도를 바꾼다
강대국의 패권 경쟁이 내년도 ICT 환경에서도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글로벌화 후퇴가 일어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그칠 줄 모른다.
수출 중심의 한국 입장에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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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단장은 “글로벌 공급망은 배타적인 밸류체인이 공고화될 것”이라며 “자국과 동맹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되고, 내수 강화를 통한 독자적 공급망 마련이 내년에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생태계의 이원화로 기술 블록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 블록화 심화에 대비해 ICT 혁신지형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