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대중화 선언한 현대차그룹...이것만은 풀어야

생산단가 ‘확’ 낮추고 충전소 ‘대폭’ 늘려야

카테크입력 :2021/09/11 09:22    수정: 2021/09/11 09:56

수소 대중화 선언한 현대차그룹
수소 대중화 선언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지난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 온라인 행사에서 2040년을 수소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상용차 전 라인업에 수소 연료전지를 장착하고,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해 수소 사회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수소혁명’이라는 수식까지 붙는 원대한 계획이지만, 그 이면에는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값비싼 수소 생산단가다. 현재 생산·공급되는 수소의 90%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다. 부생수소는 수소 생산을 위한 추가 설비 투자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경제적 이점이 있으나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과다 배출한다는 단점이 있다.

대안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수전해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하지 않아 수소 사회 실현에 꼭 필요한 수소로 알려져 있다. 단, 생산단가가 부생수소보다 비싸다. 수전해수소 1kg당 생산단가는 9천원에서 1만원이고 부생수소는 2천원 미만이다.

전문가들은 수전해수소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수소 사회 진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도 “현대차그룹이 2040년까지 수소 대중화를 실현하려면 반드시 수전해수소를 합리적인 값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캐나다 수전해 시스템 제조사 넥스트하이드로젠과 수전해수소 생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빠른 시일 내 가격 경쟁력을 지닌 수전해수소를 생산·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오재혁 현대차그룹 에너지신사업추진실 상무는 “넥스트하이드로젠과 협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지닌 수전해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H 강동 수소 충전소

충전소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전국에 들어선 수소 충전소는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9월 기준 71곳. 고장 등의 이유로 운영이 중단됐거나 영업이 끝난 충전소를 제외하면 69곳으로 줄어든다.

같은 기간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가 7만9천557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업계는 적어도 2천곳 이상은 돼야 보급 확대는 물론 충전 적체 현상까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국 수소 충전소를 내년 310곳, 2030년 660곳, 2040년까지 1천2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물론, 폭발을 우려해 충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여론을 극복하고 막대한 예산까지 확보했을 때 가능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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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H 수소 충전소를 뺀 나머지 수소 충전소 사업성 부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수소 충전소 구축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를 비롯해 민간 사업자 모두 비싼 설치비와 연간 운영비 그리고 구매단가를 이유로 충전소 구축에 미온적이다. 현재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 대부분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 1기 설치 비용은 27억원 정도. 반면, 연간 운영비는 2억원에 이른다. 구매단가도 전국 평균 kg당 7천328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수소 충전소는 낯선 시설”이라면서 “지역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인허가에 미온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충전소 설치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