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환대출 플랫폼 자체 구축 가닥..."2금융권 상품도 싣는다"

업계 "빅테크 플랫폼 나중에 독점될 수 있어" 우려

금융입력 :2021/08/03 17:19

은행업계가 독자적으로 대환 대출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는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보험·저축은행·캐피탈 등 다양한 업권의 대출을 한 눈에 조회하고 갈아탈 수 있는 '중립적' 플랫폼을 오는 10월께 만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3일 은행연합회는 은행에 대환 대출 플랫폼 구축 방식에 관한 의견을 물은 결과 빅테크나 핀테크와 별개로 만들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대환 대출 플랫폼 서비스 개시를 올 10월께로 정한 만큼 은행연합회는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동안 금융위는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에서 전 금융권의 대출 정보를 조회하고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 구축을 추진해왔다. 

은행업계선 가장 핵심 상품인 대출의 세부 내역을 다른 플랫폼에서 가장 먼저 접한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해왔다. 대출 신규 고객이나 추가 대출 수요가 은행 자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루지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이 결국 독과점이 되는 형태로, 일부 플랫폼 업체가 가격을 제멋대로 인상하는 등의 폐단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은행에선 대환 대출 플랫폼이 대출을 갈아타기 위해 발품을 파는 고객의 수고를 덜기 위해 구축하는 것이니 추후 독과점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하기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대환 대출 플랫폼은 별도의 앱 서비스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개별 은행 모바일 뱅킹에도 대환 대출 서비스는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A은행 모바일 앱에 들어가서 다른 은행의 대출 금리를 비교해 B은행으로 유출되는 것을 A은행이 보기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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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은행연합회는 금융위가 당초 대환 대출 플랫폼을 추진키로 한 취지를 십분 공감, 제2금융권의 참여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대출자도 대환 대출 플랫폼의 편익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은행이 만든 플랫폼에 제2금융권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타 업권 관계자들은 "크게 편익이 되지 않을 것 같은 플랫폼에 우리 대출 데이터를 공개하며 참여할 이유는 없어보인다"며 "빅테크 플랫폼이 구글이나 애플의 앱 스토어라면 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은 국내 통신사 앱 스토어격으로 보인다. 구축하더라도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