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은 글로벌 산업...네거티브 규제로 경쟁력 키워야"

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 인터뷰

컴퓨팅입력 :2021/07/15 16:40    수정: 2021/07/15 17:09

"가상자산은 글로벌 산업이다. 글로벌 산업을 우리나라가 리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좀 더 크게 바라보고 규제를 정립해야 한다.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진행한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가상자산 규제가 산업을 양성화하고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규정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면서, 결과적으로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사업자들은 개정 특금법에 따라 오는 9월 24일까지 당국에 신고해야 정상 영업할 수 있는데, 신고 필수 요건에 '실명계좌 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소위 4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외에 신규로 계좌를 발급하는 데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금법에 가상자산 포함되면 산업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법이 산업을 옥죄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이 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제를 만드는 목적이 산업 육성에 있다는 공감대가 먼저 형성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사진=포블게이트 제공)

이날 이 대표도 같은 맥락에서 가상자산 제도화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2019년 7월 오픈한 포블게이트는 후발 업체라는 핸디캡에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량 5위 거래소로 자리매김했지만, 역시 다른 중소 거래소와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대표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가상자산 산업을 다듬어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할 수 있는 것만 정해 놓은 포지티브 규제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며 "와이드하게 열어놓고 필요한 부분이 보일 때마다 하나하나 질서를 정립해 나가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히 거래 중개를 넘어 금융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거래소의 역할이 굉장히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액셀러레이팅, 펀드레이징, 자산운용 등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거래소가 중심이 돼 공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블록체인 산업 전체에서 거래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적으로도 세계 일류 거래소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까지는 거래소에 대한 정책 지원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요건을 충족해도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관련 지원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표는 "벼룩잡으려고 외양간 태우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가상자산 산업은 새로운 산업이니 백지상에서 검토하고 업계 의견을 많이 듣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날 이 대표는 포블게이트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준비 상황도 공유했다. 실명계좌 확보만 남겨 놓은 상태로, 현재 복수의 은행과 계약을 위해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고 했다.

포블게이트는 신고 필수 요건인 정보보호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고,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준수를 위해 솔루션 및 거버넌스 체계 구축, 내부통제시스템 매뉴얼 정립 등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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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 확보에 대해서는 "실명계좌 발급은 은행이 결정할 일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기준에 맞춰 모두 준비했다"며 "은행이 보수적이긴 하지만 비상식적이진 않기 때문에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추면 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적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올해 사업 계획 목표가 내실 다지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 일류가 되려면 직원 하나하나가 일류가 되어야 한다"며 "최근 직원이 많이 늘어났는데 다양한 복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최고의 인재가 모이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