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디지털 국가신분증 '모바일운전면허', 어떻게 작동할까?

모바일 운전면허증, 사용자 자기주권형으로 설계...모바일 신분증앱 통해 서비스

컴퓨팅입력 :2021/07/13 18:37

올 연말부터 첫 디지털 국가신분증인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서비스된다. 플라스틱 면허증을 따로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져 국민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신분증을 사용하면서 개인정보 제공 수준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큰 변화다. 블록체인 기반 분산아이디(DID) 기술을 접목하면서 안전한 신분증 보관과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주권 실현이 가능해졌다.

보안·인증 전문업체 라온시큐어는 13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회사가 최근 수주한 정부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 구축' 사업의 진행 상황과 서비스 핵심 기술인 DID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사업은 올해 말까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신청·발급할 수 있는 시스템과 모바일 신분증을 안전하게 보관·활용 수 있는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IT서비스 업체 LG CNS와 라온시큐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다.

라온시큐어

정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국가신분증이라는 점에서 현재 통신사 PASS 등 민간 사업자를 통해 서비스되는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PASS앱의 서비스는 운전면허 자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편의점에서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정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기존 플라스틱 운전면허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운전면허 자격확인, 공공 및 금융 서비스 이용 시 신분확인, 성인 여부 확인 등의 용도로 모두 사용 가능하다.

라온시큐어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현재 모바일 운전면허증 개발에 착수해 개발에 돌입했다. 당초 계획대로 연말 서비스가 출시되면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라온화이트햇 옴니원 사업기획팀 손병국 팀장은 "수주 이전에 안전한 발급 및 이용환경에 대한 사전 설계를 진행했고, 서비스 출시 즉시 국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신한카드 등 민간 서비스 업체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 어떻게 작동하나 보니...

정부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는 블록체인 DID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DID는 개인이 자기 정보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보관·이용·폐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철학이자 구현 기술이다. 

손 팀장은 "올해 말 서비스가 출시되면 국민들은 신원정보와 운전면허 자격정보를 직접 발급하고 폐기까지하는 라이프사이클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이용 시에도 필요한 정보만 선택해 제출할 수 있다. 셀프소버린 아이덴티티(SSI·자기주권 신원)가 국민 서비스에서 실행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사용자가 경찰청에 본인확인(최초 1회)을 거쳐 모바일 운전면허증(증명서 형태)을 발급받으면, 이후 경찰청을 거치지 않고 면허증 사용 과정에서 필요한 '진위 확인'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 신원증명 발급자(여기서는 경찰청)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확실한 자기주권을 실현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라온시큐어 김태진 전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찰청은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면서 서명에 사용한 공개키를 'DID도큐먼트'에 담아 블록체인에 등록하기만 하면 역할은 끝난다. 사용자는 서비스업체에 운전면허증(경찰청 서명이 포함된 상태)을 제출할 때 자신의 서명을 담아 보내는데 이때도 역시 공개키가 포함된 DID도큐먼트를 블록체인에 등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업체는 경찰청 서명과 사용자 서명이 모두 들어간 운전면허증 정보를 받게 되고, 블록체인에 등록된 DID도큐먼트를 통해 서명의 진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찰청에 조회하지 않아도, 서비스 업체와 사용자와 직접 운전면허에 대한 진위여부를 검증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운전면허가 소유자 본인의 휴대폰에만 발급되어야 하는 만큼, 발급 과정에 안전 장치도 겹겹이 마련했다.

먼저, 사용자 본인만 발급 가능하도록 최초 1회 대면 확인을 하도록 했다. 면허장이나 경찰청 민원실에서 확인을 거쳐야 한다. 또, 운전면허증에 등록된 사진과 본인이 일치하는지 확인 받도록 했다. 더불어 본인의 휴대폰에 발급돼야 하므로 유심정보 등을 통해 스마트폰 점유 사실을 확인받게 했다. 

"신분증 스캔할 필요 없이 온라인서 바로 신원확인"... 모바일신분증 시대 열린다

플라스틱 운전면허가 모바일 안으로 들어오면서 사용편의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은행에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할 때 신분증을 스캔할 필요가 없어진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나오면 계좌를 개설할 때 생체인증 등을 거쳐 은행에 운전면허증정보를 제출하면 신분증 스캔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차량 렌트나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운전면허 유효기간과 면허가 취소나 정지되지 않았다는 상태정보만 제공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정부가 제공하는 '모바일 신분증앱'을 통해 서비스된다. 향후 모바일 신분증앱에 운전면허증뿐 아니라 국가유공자증, 장애인증 등 다양한 신분증이 추가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라온시큐어 최고기술책임자 김태진 전무는 "모바일 신분증앱에는 운전면허증과 개인키가 저장되며, 이번 사업은 국가 모바일 신분증 플랫폼 구축과 병행되고 있어 향후 다양한 신분증도 앱에서 이용 가능해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휴대폰을 분실해 운전면허증 재발급이 필요한 경우도 대비하고 있다. 김 전무는 "인증서나 카드인증을 통해 본인확인 후 분실신고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콜센터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