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미성년 이용불가 소식에 여가부 비판 여론↑

이용자 커뮤니티와 정치권에서 셧다운제 폐지 목소리

디지털경제입력 :2021/07/05 11:39

메타버스 시대의 주요 사례로 꼽히는 마이크로스프트(MS)의 샌드박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미성년 이용자가 즐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여성가족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인크래프트를 서비스 중인 MS가 미성년 이용자가 플레이할 수 있던 자바 에디션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으로 통합함에 따라 한국 미성년자는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 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MS는 과거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개발사 모장을 인수한 후 보안 취약성을 이유로 모장 계정을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7월부터 점차적으로 계정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 이미지.

문제는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은 청소년 셧다운제 적용 계정으로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엑스박스 라이브 계정에 가입할 수 없는 국내 미성년 이용자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마인크래프트는 미성년 이용자가 주로 즐기는 대표적인 게임이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청와대가 이런 점에 착안해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어린이날 청와대 랜선 특별 초청 콘텐츠'를 열고 어린이들과 디지털 세상에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을 정도다.

이런 마인크래프트가 국내법을 이유로 사실상 성인 전용 게임이 될 상황에 처하자 국내 게임 이용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0만 명이 넘는 회원수를 지닌 마인크래프트 이용자 모임 '우리들의마인크래프트공간'(우마공)은 지난 2일 한국마인크래프트포럼, 마인이메이터 유저센터 등 9개 단체와 함께 한국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에 대한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성명을 통해 우마공 운영진 31인은 "한국의 특이한 게이머 규제 앞에서, 대부분의 해외 게임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만 16세 미만 한국인 이용자를 구별하여 심야 접속을 차단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그것이 불가한 경우 한국인 미성년자의 이용 전면 금지, 한국의 규제에 맞는 한국인들만의 별도 서버 개설 등의 방법을 사용해야 했다"라며 "국제 커뮤니티의 표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한국만의 특수한 시스템과 고립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고, 이는 중국 시장과 유사한 취급을 받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어린이날 청와대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한 어린이 초대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마인크래프트 사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이용자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 자리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이광재 의원은 향후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마인크래프트를 여가부에서 성인등급으로 하는 이런 대한민국, 가상자산을 이렇게 불법화하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우리의 가상자산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이해를 분명히 해야하며 마인크래프트 문제는 다시 한 번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 셧다운제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도 여성가족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폐지 논의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2020년 문체위 국감에서 질의 중인 전용기 의원(사진=전용기 의원실)

전 의원은 "해외의 유명 게임사가 한국의 셧다운제에 맞추어 12시에 닫는 서버를 만들바에야 그냥 한국 청소년에게는 서비스 하지 않겠다는 규정을 세웠으며 그 대표적인 예시가 마인크래프트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기업으로부터 폐쇄적이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규제의 국가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강제적 셧다운제가 이제는 세계적인 망신이자 부끄러운 일로 낙인찍혀 버렸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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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의 개선논의에 참여하십시오. 그동안 의원실에서 수차례 요구했던 국회 토론회도 근거없이 불참 통보하고 피하기만 급급했다. 그래서 단순히 실효성 조차 검증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문제해결에 대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전용기 의원은 지난 10년동안 수십차례 요구한 국회 토론회에 단 한차례 응답하고 회피하는 부처는 여성가족부가 유일하다고 지적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여성가족부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