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vs 아마존 저격수' 첫 격돌…어떻게 될까

리나 칸 FTC위원장 기피 신청…첫 만남부터 팽팽한 신경전

인터넷입력 :2021/07/01 22:34    수정: 2021/07/02 07:3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리나 칸 FTC 위원장은 반독점 조사를 기피해야 한다.”

아마존이 반격에 나섰다. ‘아마존 저격수’로 통하는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자신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서를 FTC에 제출했다.

(사진=씨넷)

"그 동안의 발언 감안하면 공정한 조사 기대하기 힘들다" 

리나 칸은 아마존에겐 ‘저승사자’나 다름 없는 인물이다. 대표적인 것이 칸이 예일대 로스쿨 재학 시절 쓴 ‘아마존 반독점의 역설’이란 논문이다. 그는 이 논문에서 기존 독점금지법으론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경쟁 방해 행위를 견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칸은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아마존을 비롯한 거대 IT 플랫폼 사업자들의 독점적 행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아마존은 이 부분을 공격 포인트로 잡았다.

이날 제출한 문건을 통해 아마존은 “아마존에 대해 오랜 기간 선언해 온 여러 기록들과 아마존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거듭 주장해 온 점들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칸이 (이번 반독점 조사에서) 아마존의 항변을 열린 마음으로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리나 칸 FTC 위원장

IT 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리나 칸 임명 이후 아마존 법무팀이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이번 공격은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FTC는 민주당이 3대 2로 다수 의석을 갖고 있다. 따라서 리나 칸이 ‘기피’ 쪽을 선택할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이 2대 2로 균형을 맞추게 된다. 공화당 쪽이 기업 친화적 성향이 조금 더 강한 점을 고려하면 아마존으로선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조사 이후까지 염두에 둔 행보일 가능성도 있다. 리나 칸이 ‘반 아마존 정서’가 강한 인물이란 점을 강조함으로써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이런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FTC 규정에 따르면 이번 신청에도 불구하고 리나 칸이 반독점 조사에 참여할 경우 나머지 위원들이 아마존의 기피 요구에 대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아마존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이후 공방까지 감안했을 수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엔 FTC 위원의 조사 참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최근 사례로는 2010년 인텔이 FTC 한 위원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다고 실패한 사례가 있다. 당시 인텔은 해당 위원이 자사를 위한 외부 법률 작업을 했던 점을 기피 사유로 꼽았다.

2007년 구글의 더블클릭 인수 관련 조사 때도 기피 신청이 있었다. 당시 데보라 플랫 마조라스 FTC 위원장의 남편이 구글의 더블클릭 합병 관련 작업을 다룬 로펌에 소속돼 있다는 게 기피 신청 이유였다.

미국 FTC 본부.

하지만 FTC는 두 신청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IT 전문매체 더버지 역시 아마존의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전망했다.

더버지는 “FTC 위원장은 이전에 비영리 기관이나 의회 멤버로 활동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면서 리나 칸이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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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리나 칸이 상원 인준 때 민주당 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더버지는 평가했다.

상원 역시 FTC가 아마존을 밀어 부치길 원할 가능성이 많고, 아마존이 문제 삼고 있는 그런 발언들이 오히려 리나 칸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원동력이 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