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CNBC에 따르면 EU의 행정부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2일(현지시간) 구글 디지털 광고 사업 부문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구글이 자체 온라인 디지털 광고 기술 서비스를 우대하면서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경쟁담당 부위원장은 “구글은 타깃 광고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면서 “그렇게 하면서 광고 공간을 판매하면서 온라인 광고 매개사업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글이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공급망의 전 분야에 관여하고 있다고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구글이 (모바일 광고 기술 전반을 제공하는) 이른바 애드테크 스택에서 라이벌 온라인 광고 서비스들이 경쟁하기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C는 이번 조사의 일환으로 광고주, 출판사업자, 기타 서드파티 사업자들이 이용자 정보와 이용 행태에 대한 데이터에 접속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수 천 개에 달하는 유럽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도달하고 자사 웹사이트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우리 광고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경쟁력이 있고 효과적이기 때문에 우리를 선택한 것이다”고 논평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3천억원 규모 벌금 부과
그 동안 구글은 검색,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의 시장 독점 행위로 EU에서 제재를 받았다. 최근 10년 동안 부과받은 벌금 액수만 80억 유로(약 10조 8천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EU가 새롭게 겨냥하고 있는 것은 구글의 디지털 광고 독점 혐의다. 온라인 광고 판매 및 구매 플랫폼 상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시장 경쟁을 방해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 문제는 이미 프랑스에서 문제가 됐던 사안이다. 프랑스 경쟁당국(FCA)은 구글이 디지털 광고 기술 부문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2억2천만 유로(약 2천975억원) 벌금을 부과했다.
FCA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DFP 광고 서버와 애드익스체인지를 우대했다. 그 때문에 뉴스코프 같은 경쟁사들은 피해를 입었다고 FCA가 지적했다.
하지만 EU는 프랑스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조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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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은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의 27.5%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 광고 시장 점유율은 28.9%다.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은 더 높은 편이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EU는 구글이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85%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