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루새 12% 폭락…美가 흔들고 中이 때렸다

금리 인상·채굴장 폐쇄로 폭락세…3만달러 선까지 위협

컴퓨팅입력 :2021/06/22 09:50    수정: 2021/06/22 22:18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새 12% 폭락해 3천700만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1차 충격을줬고,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악재로 작용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2일 현재 1 비트코인은 3천68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일 오전 가격인 4천200만원과 비교하면 24시간 만에 12% 가량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천70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 4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8천100만원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53% 폭락했다. 

■ 미국 연준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으로 하락세 촉발 

이번 하락장은 지난주 예상치못한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 이후 시작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 다수의 위원들이 2023년까지 1~2차례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총 18명의 위원 중 13명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2차례로 전망한 위원도 11명이나 됐다. 지난 3월에는 다수의 FOMC 위원이 같은 기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미국 경제 회복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금리 인상 전망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날 연준은 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하고, 매달 1천200억 달러 가량의 채권 매입을 포함한 양적완화를 계속한다고 밝혔지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비트코인 거래 시장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가격은 4천5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나 금리 전망 발표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어 3일만에 6% 가량 빠진 4천200만 선으로 내려앉았다. 또, 비트코인 펀드 보유량은 연준 회의 이후 4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적완화로 시중에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했는데, 연준의 긴축 시사가 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부양책으로 넘치는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흘러들어왔고, 달러 가치가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트코인이 가격이 큰 폭 상승했다.

■ 중국, 암호화폐 채굴장 단속하면서 결정타 

미국에서 시작된 비트코인 하락세가 진정되기 전에 중국 발 규제 소식이 시장을 때렸다. 

21일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단속이 쓰촨성 채굴장까지 확대됐다는 현지 매체 소식이 나오자 비트코인을 포함해 이더리움, 리플 가격까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20일까지 암호화폐 채굴장 폐쇄를 명령했고, 실제 이 지역에 위치한 많은 채굴장이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쓰촨성은 중국 채굴업자들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심각한 에너지 낭비를 문제 삼으며 네이멍구자치구, 칭하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윈난성에서 채굴장을 폐쇄했다. 이로써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 능력이 90% 이상 셧다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중 약 65%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전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실제 비트코인 헤시레이트(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동원된 연산력)가 20일 17%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굴장 폐쇄와 별도로 중국인민은행이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의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일부 주요 은행을 소집해, 암호화페 거래 단속을 촉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금융기관이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 봇 크립토호퍼의 최고경영자(CEO) 루드 펠트캄프는 야후파이낸셜스를 통해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중국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아 비트코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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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중국 정부의 채굴 단속이 헤시레이트와 가격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기능성이 있지만, 채굴업자들이 업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로)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의 채굴 단속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다임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단속은 더 많은 채굴 능력을 미국과 서부로 이동하도록 장려하기 때문에 대단한 발전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