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받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 법원에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공탁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주식 4천202만149주(0.7%)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3일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상속세 연부연납 납세담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이 부회장이 같은 이유로 주식 3천267만4천500주(17.49%)를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다고 공시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주식 711만주(9.20%)도 공탁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 절반을 비롯해 삼성전자 주식 5539만주 등을 상속받았다.
특히, 삼성생명 주식(4천151만9천180주) 중 절반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6분의 2,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6분의 1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은 법정 상속 비율대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3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22%씩 나눴다.
이에 따라 매겨진 삼성 일가의 상속세는 12조원 가량으로 유족들은 연부연납제에 따라 상속세의 6분의 1인 2조여원을 냈고, 앞으로 5년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머지 10조여원을 나눠낸다.
연부연납을 위해서는 과세 당국에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을 공탁한 것도 연부연납에 대한 일종의 담보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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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전 관장도 서부지법에 삼성전자 지분 0.4%를 연부연납 담보로 공탁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을 지난달 26일 법원에 공탁했다.
한편, 유족들은 또 상속세 납부를 위해 금융권에서 대출도 받았다. 홍 전 관장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증권금융, 메리츠증권 등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1조원을 대출받았다. 이부진 사장도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에서 3천300억원을, 이서현 이사장은 하나은행과 한국증권금융, 하나금융투자에서 3천400억원을 각각 대출받았다. 이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으로 471억원을 대출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