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액이 하루 3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 과열 현상이 나타나자,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가상자산은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정부는 문승욱 국무2차장 주재로 지난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자산 관계부처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상자산 관계부처회의는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법무부·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담당자들이 참석해 최근 가상자산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가상자산 관련 제도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서 문승욱 국무2차장은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상자산 투자 시장에 대한 주의 메시지를 내놨다.
문 국무2차장은 "가상자산은 법정화폐·금융투자상품이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행위·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자산 채굴, 투자, 매매 등 일련의 행위는 자기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이용 범죄나 사업자의 폐업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문 국무2차장은 "실제 가상자산을 이용한 범죄로 투자자 피해사례도 일어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 같은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으로 기존사업자의 경우 오는 9월 24일까지 사업자 신고 접수를 완료해야 함에따라 일부 사업자는 신고하지 않고 폐업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자는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거래하는 사업자의 신고 여부, 사업지속여부 등을 최대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시간 기준 국내 주요 거래소 5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일일 거래액을 합하면, 32조6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코스피,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을 합한 것보다 큰 수치다. 지난 7일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각각 14조원, 11조원을 기록했다. 가상자산의 가격이 글로벌 평균보다 국내에서 유독 높게 형성되는 일명 '김치프리미엄' 현상도 몇 달째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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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으로도 과도한 가상자산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상자산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투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가상자산을 활용한 시세조작, 자금세탁, 탈세 등 거래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경찰, 검찰, 금융당국의 공조를 통해 엄정히 단속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소득 과세와 관련해서는 거래내역 확보 등 업계의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전 안내 및 전산 연계작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