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명 중 한명 5G, 소비자 만족도는 아직

1천366만. 우리나라 5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 2년만에 모인 가입자 수다. 우리나라 5명 중 1명 꼴로 5G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3일 오후 11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각각 5G 1호 가입자를 배출하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개통국으로 자리매김 했다. 세계 최고 속도 타이틀을 가진 나라도 한국이다.

5G는 4세대이동통신인 LTE 속도에 비해 최대 20대 빠른 기술로 관심을 모았다. 5G 상용화 선언 이래 지속적인 확장 노력으로 5G 가입자는 상용화 1년 반만에 1천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2월말 기준 1천366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회선 7천82만개의 19.3% 수준으로 증가했다. 5G 기지국은 17만개에 달한다.

특히 5G는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 하면서 5G가 경제․사회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5G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등 특징을 가지면서 미래 유망 기술 분야인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디지털헬스케어 등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5G 요금제를 실제로 사용해본 소비자들 사이에선 참았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들은 비싼 5G 요금에 비해 어디에서나 5G를 누릴 수 있을 만큼의 품질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이에 통신사들은 5G 커버리지 확대 노력뿐 아니라 5G 요금제 선택권을 다양화 하고 5G 기반 융합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5G 속도 세계 최고…속도·커버리지 확대에 지속 투자

우리나라 5G 속도는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이며, 통신사별 최대 5G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치를 갱신했다.

지난해 12월 룸메트릭스 조사에 따르면 서울‧취리히‧뉴욕‧런던의 최고품질 사업자들 중에서 서울은 5G 다운로드 속도 중앙값이 476.5Mbps로 1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다른 22개국의 5G 진척도를 평가할 만큼 최고 위치에 섰다. 오픈시그널 조사에서도 속도 면에서 15개국 중 1위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통신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690.47Mbps로 더 향상됐다. 이론상 5G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20Gbps다.

통신사별 다운로드 속도는 SKT 795.57Mbps(상반기 대비 6.60Mbps 증가), KT 667.48Mbps(15.38Mbps 증가), LGU+ 608.49Mbps(79.89Mbps 증가) 순으로 빠르다.

적극적인 5G 네트워크 투자에 힘입어 5G 커버리지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당초 주파수 이용 계획서 상 구축 계획 대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어, 통신사들은 5G 무선국을 당초 계획보다 3.1배(작년 말 누적 기준) 빠르게 구축 중이다. 현재 서울특별시 및 6대광역시, 78개 중소도시 중심부에 5G 망이 구축됐다. 내년 말에는 85개 시군구의 읍·면·동 지역까지 5G 커버리지가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5G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통신사들의 설비투자(CAPEX) 비용은 2019년부터 크게 높아졌다.

KT의 경우 2019년 5G 망 투자를 포함해 집행한 전체 CAPEX 비용은 3조2천억원이다. 전년도에 비해 45% 증가했다. SK텔레콤은 CAPEX로 2017년 1조9천800억원, 2018년 2조1천300억원을 집행하다 2019년 2조9천200억원으로 늘렸다. LG유플러스도 2018년 CAPEX 투자 1조4천억원에서 2019년 2조6천억원으로 늘렸다.

실사용자들은 '불만'…"5G 덜컥 개통해놓고 대부분 접속 불가"

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확대 노력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품질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지난달부터 5G에 불만을 가진 이용자들을 모아 이통3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5G 상용화 2주년을 하루 앞두고 5G 피해자모임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3사의 5G 기지국 구축 미흡 및 지연으로 인해 5G 서비스가 극소수의 지점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5G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로서는 고스란히 고가의 5G 요금을 납부하고 있는 부당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5G 개통부터 덜컥 해놓고, 이제 와서 5G 품질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가 웬 말”이라며 “집을 다 짓지도 않았는데 따박따박 월세 내고 들어와서 살라는 꼴 아닌가, 계속 짓고 있으니 위험해도 참아달라는 말인가”라고 항의했다.

이어 “반쪽 자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5G 서비스와 대부분 시간 4G LTE 서비스만 이용 가능한 상황이 미리 예상됐다면 차라리 4G LTE 요금만 받던가 5G 이용요금을 대폭 감면해주는 등의 조치가 응당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소비자 불만은 정부와 통신 업계도 인지하고 있다.

5G+정책협의체 측은 “5G 가입자는 급증하나, 서울과 광역시 및 주요 도심을 제외하고는 실내외 5G 커버리지가 제한적이라는 이용자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등 통신 장치 산업은 단계적 설비 투자가 불가피한데, 소비자 기대는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와 사업자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설비를 구축하고 요금제와 서비스를 다양화 하는 등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3사 "5G 요금제 선택권 확대·서비스 향상 노력"

소비자들의 5G 서비스 만족도 향상을 위해 통신사들은 5G 커버리지 확대 외에도 5G 요금제 다양화, 융합 서비스 발굴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저렴한 요금과 데이터 제공량 확대, 온라인 전용 혜택 강화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요금제를 기획 중이다.

KT는 3만7천원에 10기가바이트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5G 무약정 플램 슬림’을 출시했다. 비슷한 규모의 요금제로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슬림(월5만5천원) 요금제와 5G 언택트38(월3만8천원) 요금제를 제공한다.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9GB에서 10GB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월 3만7천500원에 5G 데이터는 시장 대비 33% 많은 12GB를 약정 없이 쓸 수 있는 다이렉트 요금제를 보유했다.

통신사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개발 중인 5G 융합서비스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가 손꼽힌다.

SK텔레콤이 점프VR 앱에서 카트라이더 결승전 대회를 생중계했다고 24일 밝혔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2019년 선보인 점프 VR앱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카트라이더 등 인기 e스포츠의 무관중 경기를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5G 기반의 영상 서비스 가능성을 확인했다. 점프 AR앱으로는 NBC 유니버설과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어 인기 캐릭터 트롤과 쥬리기공룡 캐릭터를 AR 사진으로 촬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AR 콘텐츠가 지금까지 2억7천여분 이상 재생됐다. 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가상현실VR 서비스가 가장 많았다. 이용자들은 지난 2년간 월평균 25분씩 U+VR 콘텐츠를 시청하며, 약 10GB의 데이터를 사용했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