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마존에서 무슨 일이…"사측이 노조설립 반대 강요"

다음달 말까지 노조 설립 우편투표…불법 투표 의혹까지 일파만파

인터넷입력 :2021/02/26 06:45

미국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Amazon)이 다음달까지 노조 설립 여부를 가르는 우편투표를 실시하는 가운데, 회사측이 일부 직원들에게 노조 가입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뉴스매체인 바이스(Vice)닷컴에 따르면 앨라배마 주 창고에서 근무하는 아마존 직원들은 최근 사측으로부터 '노조 결성 반대에 투표하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았다.

회사는 편지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직업 안정이나 더 나은 임금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매월 급여에서 징수하는 회비로 노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등 반대표를 유도했다고 직원들은 말했다.

불법 투표 가능성도 제기됐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앨라배마 창고와 인접한 곳에 최근 우연히 새로운 우편사서함이 설치됐는데, 사측이 이 사서함을 통해 투표를 진행할 것을 독려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직원들이 최근 사측으로부터 받은 '노조 결성 반대에 투표하라'는 내용의 우편물. 사진=BEN BISHOP

아마존 측은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헤더 녹스(Heather Knox) 아마존 대변인은 "창고 인근에 위치한 우편함은 회사가 아닌 우체국에서 아마존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최근 설치한 것"이라며 "우편함 속 투표용지를 수집할 수 있는 건 USPS(미국우정공사) 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아마존은 미국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찬반 투표를 연기하고 투표방식을 우편이 아닌 현장투표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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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바이스닷컴은 "노조 결성을 무마하려는 고용주는 일반적으로 승률을 높이기 위해 직접 투표를 추진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아마존은 우편물 외에도 문자메시지, 반(反) 노조 웹사이트를 비롯해 자사가 소유한 비디오게임 스트리밍 사이트 트위치(Twitch)에도 최근 노조 반대 광고를 띄웠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노조 결성 투표를 다음달 29일까지 진행해 30일 개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어서면 지난 2014년 찬반 투표 부결 이후 7년 만에 미국 내에 노조가 설립될 전망이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직원들도 지난달 노조 출범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