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 연초와 비교해 단 두 달 만에 74%나 상승한 결과다. 올해 기록적인 상승장은 미국 IT기업과 금융기업이 합작해 만들어 내고 있다. 최근 IT와 금융 산업의 대형 업체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연달아 쏟아지며 가격상승을 이끌었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40분 경 1 비트코인 가격이 5만 달러(약 5천500만원)을 돌파했다. 5만 달러 터치 후 다소 하락해, 17일 오전 현재 4만9천2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올해 비트코인은 무서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2만8천800달러에서 거래되던 것이 단 두 달 만에 74%나 폭등했다.
특히 최근 상승장은 테슬라가 불을 당겼고, 월가 금융기업들이 연료를 부으며 이끌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달 초 SEC에 지난 1월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사들인 사실을 보고하고, 향후 비트코인을 받고 테슬라 전기차를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비트코인은 가격은 단숨에 13% 이상 치솟아 4만3천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월가 전통 금융기업들이 비트코인을 금융 상품으로 취급하려 한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융기관인 뉴욕멜론은 지난 11일 자사 자산운용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을 취급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보다 하루 앞서서 마스터카드는 연내 암호화폐를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14일에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자회사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 상품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도 나왔다. 전통 금융 기업들의 비트코인 수용 분위기에 비트코인 거래 시장이 반응하며 5만 달러 터치까지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및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금융기업들이 이 같은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금융 상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친화적인 테크 기업들은 현금 보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회사의 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구매 소식을 알리면서 "우리는 운영에 필요한 유동성을 제외한 보유 현금에 대해, 유연하게 수익을 다양화·극대화할 수 있도록 투자 정책을 업데이트했다"며 "이 정책에 따라 총 15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매집에 나선 미국 분석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이번 투자는 비트코인을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소이자, 장기적으로 현금 보유 보다 가치 상승 잠재력이 있는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라고 보는 우리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16일 6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회사는 이미 7만2천 개의 비트코인(36억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이 대체 투자자산으로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이자, 월가의 전통 금융기업들도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어졌다.
실제 기업과 기관의 비트코인 투자 수요를 적극 수용한 디지털화폐 전문 투자사 그레이스케일은 3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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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의 비트코인 투자 검토 소식을 전하면서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는 월스트리트 금융기업은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길 위험이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이) 비트코인에 대한 업계의 새로운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덧붙이기도 했다.
JP모건의 다니엘 핀토 대표는 지난 12일 CNBC와 인터뷰에서 "아직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수요는 없지만 어느 순간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