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진정한 오픈소스 크로미엄을 내놔야 한다"

컴퓨팅입력 :2021/02/02 13:02

구글이 크롬의 API에 오픈소스 크로미엄 기반 브라우저 접근을 3월15일부터 차단하기로 한 가운데, 오픈소스 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미국 지디넷의 오픈소스 전문 컬럼니스트 스티븐 J. 보간니콜스는 지난달 31일 '구글은 진정한 오픈소스 크로미엄을 내놔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구글은 오는 3월15일부터 써드파티 크로미엄 기반 브라우저의 크롬 API 접근을 차단한다.

구글은 "써드파티 크로미엄 브라우저가 구글의 클라우그 기반 기능을 통합하고 있는데, 이는 구글 크롬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며 "소수의 사용자가 구글 계정에 로그인하고 북마크 같은 크롬 동기화 데이터를 크롬뿐 아니라 일부 타사 크로미엄 브라우저에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결정에 따라, 3월부터 엣지, 비발디, 오페라, 브레이브 같은 크로미엄 기반 브라우저에서 크롬 싱크, 클릭, 콜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보간니콜스는 "구글의 웹브라우저니 그같은 일을 수행할 완벽한 권리를 가졌고, 크로미엄이 오픈소스지만 해당 API를 사용해 구글의 서비스에 접근하는 경우 구글은 그것을 지배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구글이 독단적으로 그 결정을 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은 여러 리눅스 배포판 크로미엄 개발자와 관리자를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레드햇의 커뮤니티 리눅스 배포판인 페도라 크로미엄의 메인테이너 톰 캘러웨이는 최근 트위터에 '구글 크롬을 제외한 모든 빌드에서 싱크와 여타 구글 독점 API 접근을 차단한다"며 "다른 모든 배포판의 크로미엄과 함께 페도라 크로미엄 빌드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업무를 중단할 생각도 했다"며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페도라는 크로미엄을 패키지에 유지하지만, 파이어폭스 같은 비크로미엄 브라우저를 사용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또 다른 리눅스는 아예 크로미엄을 포기하고 있다. 슬랙웨어 리눅스용 크로미엄 메인테이너인 에릭 하멜리어스는 "크롬 싱크에 로그인하지 않아 패키지가 손상되면 슬랙웨어용 크로미엄을 패키지해 배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에 비해 크로미엄 계열 브라우저의 시장점유율은 많지 않다. 그러나 크로미엄 사용방법을 제한하면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비발디, 오페라, 브레이브,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등은 모두 크로미엄의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파이어폭스 외에 시중의 대중적 브라우저 태반이 크로미엄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사파리는 크로미엄 기반이 아니지만, 맥 소유자의 3분의1이 크롬을 사용한다.

지난 90일 간 미국 정부 웹사이트 방문자의 브라우저 유형을 보여주는 미국 연방정부의 DAP에 의하면, 지난 1월말 모든 PC와 맥 웹브라우저의 90%가 크롬이나 크로미엄 기반 브라우져였다. 이같은 시장점유율은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96%를 차지했던 2002년 이래 처음이다. 미국 법무부는 윈도95와 IE를 묶어 배포해 타 브라우저를 제거하려던 마이크로소프트에 소송을 제기했다.

보간니콜스는 "구글이 당시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크로미엄과 크롬을 미끼로 크롬북 구매를 압박하진 않는다"며 "그러나 여러 리눅스 개발자의 깨달음처럼 구글은 크로미엄으로 무엇을 하길 바라든 다른 사람의 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며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오픈소스의 작동 방식이 아니다"라며 "모든 크로미엄 개발자가 구글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때"라고 밝혔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대부분이 한회사에게 지배되지 않는다. 웹브라우저 세계에서 그 우위를 고려할 때 크로미엄은 진정한 오픈소스로서 작동해야 한다.

보간니콜스는 "크로미엄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최종사용자용 오픈소스 프로그램"이라며 "브라우저 시장을 90% 통제하는 것은 웹 사용자뿐 아니라 아마존 상품구매자, 마이크로소프트365 이용자, 세일즈포스 LOB 프로그램 이용자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크로미엄의 제어권을 중립적인 제3의 존재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구글이 그 아이디어를 원치 않는다면, 크로미엄 포크를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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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제는 코드 자체가 아니라, 구글이 API에 적용한 규칙"이라며 "이런 서비스 API가 개발자를 구글에서 통제하는 세상에 가둔다"고 강조했다.

또 "API 서비스 기능을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러나 구글의 도움이 있든 없는 커뮤니티 재단에서 훨씬 쉽게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