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홈쇼핑 연예인 출연자 말실수가 반복되는 이유

"교육 꺼리는 연예인 탓...홈쇼핑 심의 규정 교육 중요해"

기자수첩입력 :2021/01/27 10:33    수정: 2023/03/15 09:52

"게스트 멘트 사고는 예고된 거에요. 연예인들은 교육도 잘 안 받으려고 하니까요."

최근 한 홈쇼핑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여러 홈쇼핑 생방송에서 게스트 발언이 문제가 되며 구설에 오르고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홈쇼핑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다. 여기선 주로 방송에서 나온 표현을 들여다본다. 허위·과장 광고를 했는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시청자들을 오인케 했는지 점검한다. 규정 위반 정도가 심하면 법정제재를 내리기도 한다. 이는 방송 재승인 과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GS홈쇼핑 사과문

이미 홈쇼핑 게스트의 발언은 여러 차례 문제가 됐었다. 지난해에는 홈앤쇼핑이 콜라겐 마스크팩을 판매하면서 콜라겐 성문 피부 흡수에 대해 근거 불확실한 표현을 해 '경고'를 받았다. 방송에서는 연예인 게스트인 김효진 씨가 출연해 콜라겐 성분이 피부에 흡수돼 작용하는 것처럼 말했다. 그는 "콜라겐이 그 자리를 아는 것 같아요"라며 콜라겐이 성분이 피부를 찾아가는 것처럼 표현해 문제를 일으켰다.

이 안건이 경고를 받은 이유는 홈앤쇼핑 측에서 이미 동일 상품을 판매하며 법정제재 '주의'를 받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 번 같은 게스트를 사용해 규정을 어겨 제재 수위가 더 가중됐다.

얼마전에는 CJ오쇼핑이 T커머스방송인 CJ오쇼핑플러스에서 샴쌍둥이를 거론하며 이를 희화화 해 행정지도를 받았다. 방송에서 게스트인 알렉스 씨가 쇼호스트와 함께 니트 상품을 판매하며 목 부분의 신축성을 강조하고 싶어 샴쌍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쇼호스트가 이를 무마하려 "메두사"라고 정정했지만, 게스트는 "샴쌍둥이, 몸 하나인데 머리가 두개"라면서 신체적 차이를 조롱하는 표현을 썼다. 이 방송은 녹화방송인 T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됐는데도 문제되는 표현을 수정하지 않았다.

또 최근엔 방송인 김새롬씨가 GS홈쇼핑 생방송 중 제품을 홍보하면서 "그것이 알고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국민적 관심사가 큰 '정인이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었는데, 김 씨가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발언한 것이다.

쇼호스트는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사람을 말한다. 계약직이지만, 회사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이 있고, 방송 심의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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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게스트는 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을 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제대로된 심의 교육 보다는 서약서 한 장 작성 후 방송에 도입된다. 주의 사항은 방송 전에 언급하는 정도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연예인들을 모아두고 심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라고 토로했다. 바쁜 스케쥴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음가짐도 한몫한다는 것이다.

홈쇼핑 방송도 변해야 한다. 시청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쇼호스트뿐만 아니라 게스트에 대한 심의 교육도 제대로 병행돼야 할 것이다. 구설에 오르면 게스트와 홈쇼핑 회사, 판매 상품 모두 피해를 본다. 이번 GS홈쇼핑 사례가 그것을 입증한 셈이다.